학생부담 키우는 합격자수 개선 필요
지난해 개업 변호사 76%가 서울 집중
수도권 쏠림 해소·공공영역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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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법전원)장은 "법전원 운영에서 변시 합격률이 차지하는 영향은 매우 크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학생들은 변시와 직결된 과목 중심으로 수업을 수강하려는 경향이 강해졌으며 법전원 역시 변시 합격률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서 '다양한 전문 법조인 양성'이라는 법전원의 설립 취지는 퇴색된 지 오래다.
김 원장은 법전원 제도가 입학, 졸업을 위한 학점 관리, 변시까지 '3단계'의 경쟁을 거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모델로 삼은 미국 법전원 제도와 비교하며 국내 제도의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미국변호사협회(ABA) 인증을 받은 미국 법전원 졸업생들의 변시 첫 응시 합격률은 80%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즉, 협회 인증을 받은 법전원이라면 이미 충분한 학사 관리를 전제로 상당한 수준의 학생 선발과 검증 기능이 작동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반면 국내의 경우 이미 국가 인가를 받은 25개의 법전원에서 치열한 경쟁을 거친 학생들이 또다시 변시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김 원장은 "우리나라 역시 각 법전원이 개별 특성화 분야와 교육 커리큘럼을 충실히 운영하고 정상적인 학사 관리를 통해 법조인을 양성할 수 있도록 변시 합격률을 합리적 수준으로 상향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법전원 교육이 실제 학생들의 법조 실무 역량을 키우는데 부족하지는 않다고 했다. 김 원장은 "현직 법조인으로부터도 법전원 출신과 과거 사법시험 출신 법조인을 비교했을 때 기간이 어느 정도 경과하고 나면 역량 차이가 크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며 "이는 현재 법전원 교육과정이 법조 실무 역량을 키우는 데 본질적인 문제가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변시 합격률을 상향하는 것만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부산대 법전원은 법원 재판연구원과 검사, 기업 사내 변호사 진출 비율이 높은 편이다. 또 스타트업의 법률 전문가나 경찰 등 다양한 진로를 선택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법률시장과 법조 인력 수요 자체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만큼, 학생들의 실무 수습 기회나 취업 환경에서는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개업 변호사 3만2200여 명 중 76%(2만4500여 명)가 서울에 있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 제2의 수도'라 불리는 부산의 개업 변호사는 1200여 명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경기 남부권을 아우르는 경기중앙지방변호사협회에 등록한 개업 변호사 수(1372명) 다음으로 많은 숫자다.
부산은 오는 2028년 3월 해사국제상사법원 개원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과 해운 통상을 특성화 분야로 삼는 부산대 법전원 역시 해사·국제상사 분야를 중심으로 지역 법률시장과의 연계가 강화되면서 관련 역할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김 원장은 "법원 개원으로 해사·국제상사 분야에 관심을 갖는 학생들과 지역에 남아 해당 분야 법조인으로 활동하려는 흐름도 점차 늘고 있다"며 "새로운 산업이나 법원이 생기면 학생들의 진로 선택과 법률시장 형성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는 여전히 법률서비스 접근성이 충분하지 않은 영역이 많고 지방, 중소기업, 노동,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법률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단순히 변호사 수를 감축할 게 아니라 새로운 법률시장과 공공 영역을 확대하고 법률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호사시험법 10조 1항으로 변시 합격자 결정에 있어 변시 관리위원회의 심의 의견과 대법원, 변협 등의 의견을 듣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 원장은 "해마다 합격자 숫자를 둘러싼 대립은 계속되고 있지만 최종 인원 예측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결국 이러한 불확실성에 피해를 보는 건 학생들"이라고 했다. 이어 "매해 변시 합격자를 발표하는 법무부를 중심으로 합격자 수의 예측 가능한 기준과 안정적인 운영 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