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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발언은 단순한 외교 수사가 아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대만 유사시 관련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국회 답변 이후 일본의 방위력 강화를 '신형 군국주의'로 비판해 왔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이에 맞서 일본은 핵무기도 전략폭격기도 보유하지 않았고, 방위력 강화도 투명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논리를 폈다. 반대로 중국의 불투명한 군비 증강과 대외 군사활동이 일본과 국제사회에 중대한 우려라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중국과의 대화 필요성도 함께 내세웠다. 중국 국방상은 2년 연속 샹그릴라 대화에 불참했고, 고이즈미 방위상과 중국 측 회담도 성사되지 않았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만날 기회가 없었던 것을 솔직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중국이 일본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꼭 회담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질의응답에서도 중국 측 인사가 일본의 역사인식을 문제 삼자 "어려운 문제에서 눈을 돌리지 않고 대화와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답했다.
◇무기수출국 일본의 전면화
이번 연설의 또 다른 핵심은 일본의 안보 역할 확대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미일동맹을 기축으로 호주, 영국, 동남아시아 각국과 방위협력을 넓히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히 지난 4월 방위장비 이전 3원칙 개정으로 무기 수출 길이 넓어진 점을 근거로 "지역 전체 장비 협력에서 새로운 역할을 맡을 결의"라고 말했다. 과거 '무기 수출을 자제하는 일본'에서 '동맹·우호국에 장비를 제공하는 일본'으로 전환하겠다는 메시지다.
실제 움직임도 이어졌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이날 필리핀의 테오도로 국방장관과 회담하고 해상자위대 아부쿠마형 호위함의 퇴역 후 신속한 수출 문제를 확인했다. TC-90 훈련기 1대 수출을 위한 논의도 진행하기로 했다. 아부쿠마형 호위함은 방위장비 이전 3원칙 개정 뒤 첫 본격 무기 수출 안건이 될 가능성이 있다. 싱가포르와도 방위산업·기술기반 협력을 위한 당국 간 워킹그룹 설치에 합의했다.
구도는 선명하다. 일본은 중국의 군사력 확대를 이유로 미일동맹과 우호국 협력을 강화하고, 무기 수출 확대까지 정당화하고 있다. 중국은 이를 일본 재무장과 전후질서 흔들기로 규정하며 역사 문제로 반격한다. 일본은 "평화국가의 투명한 방위력 강화"라고 주장하고, 중국은 "군국주의 부활"이라고 맞서는 형국이다.
한국에도 직접적인 함의가 있다. 일본의 무기 수출 확대와 미일·호주·필리핀 등 안보협력 강화는 인도태평양 안보망의 재편을 뜻한다. 한국은 한미일 협력, 대중관계 관리, 북핵·북한 미사일 대응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샹그릴라 대화에서 드러난 것은 일본과 중국의 말싸움이 아니라, 일본이 무기수출국이자 지역 안보 제공자로 전면화되는 흐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