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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당선’을 당선이라 하지 못하고…초유의 사태에 입 닫은 선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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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준 기자

승인 : 2026. 06. 0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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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용지 부족 사태' 원인 미궁
서울시장 개표율 99%에서 멈춰
선관위, 해석 못한 채 전전긍긍
"민주 통제 장치 없는 기관" 비판
중앙선관위-04
허철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6·3 지방선거 본투표가 실시된 3일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원회에서 서울 송파구 등 일부 투표소에서 벌어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이병화 기자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자초하고도 정확한 원인 분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선관위의 석연치 않은 해명에 서울시 투표함 2개는 여전히 개표되지 못해 서울시장의 공식 당선을 당선이라 말하지 못하는 기이한 '해석 공백'의 늪에 빠지는 상황까지 일어났다. 우왕좌왕하는 선관위를 향해 수년간 곪아온 '태만' 문제가 마침내 터진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중앙선관위는 4일 "(6·3 지방선거 본투표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외부 전문가 위주로 구성된 위원회를 통해 문제점과 원인, 책임을 따지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 대한 '선관위 책임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태에 대한 대비부터 해명까지 제대로 된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투표 종료 후 하루가 넘도록 선관위가 서울시장의 당선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못하는 전례 없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서울시장 선거는 이날 오전 9시30분께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승리로 확정됐지만, 몇 시간이 지나도록 개표율은 99%에 멈춘 채 마무리되지 않았다. 투표용지 부족으로 논란이 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의 투표함 2개가 시민들의 항의로 반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 191조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의 경우 유효 투표의 다수를 얻은 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한다. 그러나 개표 완료와 관련한 조항은 적혀있지 않다. 선관위 역시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서울시선관위 관계자는 "당선 확인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답했다. 서울시장과 송파구를 제외한 서울 나머지 지역의 당선자들은 모두 당선 확인이 마무리된 상태다.

선관위의 무책임한 태도가 혼란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선거 당일 불거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 선관위가 사후 명확한 소명이나 통계 제시를 하지 않으면서 시민들의 불신을 자초했고, '해명 없는 침묵'이 결국 개표소 대치 상태를 장기화하며 서울시장의 당선 확인을 가로막는 결정적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투표 당일 오후 9시 선관위는 대국민 사과 브리핑을 긴급 개최하고 해명했지만 반응은 냉담했다. 중앙선관위는 대국민 사과 발표 당시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수가 예상보다 많아 투표용지가 부족한 것으로 파악된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용지 부족 투표소의 정확한 현황과 추가로 이송된 용지 수, 투표 마감까지 지연된 시간과 피해를 입은 유권자 규모 등 정확한 사태 원인에 대해서는 "추후 파악되면 공개하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최고 수장'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의 사퇴까지 거론된다. 선관위의 부실 대응이 장기화되며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노 위원장은 대국민 사과 브리핑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중앙선관위원장은 최고헌법기관 중 하나인 중앙선관위를 대표하는 수장으로, 선거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한다. 이에 대해 허 총장은 "위원장은 비상임으로, 선거를 총괄하는 제가 사과를 드리는 게 맞다"고만 언급했다.

또 선관위는 문제가 된 송파구 투표소들의 투표용지를 지역 유권자 수의 50% 분량만 확보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송파구의 사전투표율을 고려해 전체 유권자보다 적은 분량을 인쇄했다는 것이다.

민주적 통제의 '성역'으로 분류돼온 선관위의 구조가 반복된 관리 부실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실 관계 확인이 먼저"라면서도 "선관위의 가장 큰 문제는 국회 통제가 약한 유일한 기관이라는 점이다. 국회의원들이 피선거인이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국회 통제가 약할 수밖에 없다"며 "감시를 받지 않는 기관은 없다. 감사원이나 시민단체 등 다른 기관 차원의 통제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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