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인간, 죽은 자·산 자의 공존은 가능한지 질문 던져
차기작은 '체인소 맨' 작가와 손잡은 '룩백'…영어 영화도 도전
|
오는 10일 이 작품의 개봉에 앞서 한국을 찾아 5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배급사 사무실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난 그는 "과학 기술의 힘을 빌려서라도 망자를 다시 만나 아쉬움을 달래고 싶어하는 마음은 이해한다. 나도 갑자기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이 한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라면서도 "그러나 죽음은 죽은 사람이 소유한 것인데, 살아있는 사람들이 멋대로 이 원칙을 건드리는 게 과연 옳은 것인지 회의적인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생 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 속 한 대목을 제목으로 가져온 '상자 속의 양'은 젊은 부부가 죽은 아들과 똑같이 생긴 휴머노이드(인간과 흡사한 용모의 로봇)를 데려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지난달 열린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아, 고레에다 감독에게 2018년 '어느 가족' 이후 두 번째 황금종려상을 안겨줄 뻔했으나 무관에 그쳤다.
영화제 당시 프랑스 칸의 현지 평론가들은 가족의 해체와 재구성, 약자들의 연대에 집중했던 그가 과학 기술의 발전에 따른 폐해 등으로 시선을 돌린 건 좋았지만 너무 많은 주제를 다루려 하다보니 특유의 깊이를 잃어버렸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그 결과 스크린 데일리로부터 초청작 22편 가운데 가장 낮은 평점을 받는 등 세계적인 거장의 야심작치고는 다소 초라한 성과를 거뒀다.
"영화속에서 진화를 거듭하는 휴머노이드가 인간을 상대로 "너희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뭐야?"라고 질문하는 장면이 나와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AI의 발전 수준과 반비례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건 갈수록 줄어들기 마련이잖아요. 이처럼 바뀌어가고 있는 세상에서 AI가 탑재된 휴머노이드와 인간, 죽은 자와 산 자, 문명과 자연 등 반대되는 개념의 이질적인 존재들이 모두 어우러져 함께 살 수 있을지 의문이 들더군요. 인간이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인간다움'이 무엇인지도 궁금해지면서요."
|
고레에다 감독과 함께 내한해 이날 인터뷰에 잠시 동석한 그는 "휴머노이드의 뜻을 몰라 감독님의 설명대로 그냥 다정한 로봇이라 생각하며 연기했다"면서 "인간이 로봇과 다른 점은 과정을 즐기며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다. 나도 가족과 함께라면 뭘 먹어도 행복하다"고 어른스럽게 답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아역 배우들의 연기를 잘 끌어내는 방법을 묻는 질문에 "무조건 기다려야 하고 재촉하면 안된다"며 "특히 구와키처럼 어린 연기자들은 조금이라도 힘들면 집중력이 금세 떨어지므로, 스태프에게 무리하지 않는 촬영장 환경을 조성하라고 늘 당부한다"고 귀띔했다.
한편 고레에다 감독의 차기작은 '체인소 맨'의 후지모토 다쓰키 작가와 손잡은 '룩백'이다. 후지모토 작가의 동명 만화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으로, 그림에 빠진 두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다. '룩백'의 후속작도 이미 정해진 상태다. '레미제라블' '신비한 동물' 시리즈의 영국 배우 에디 레드메인을 주연으로 앞세워 영어 영화에 도전한다. 4년 전 한국 작품인 '브로커'에서 송강호·강동원·배두나·아이유 등과 호흡을 맞춘데 이은 광폭 행보다.
"한국에 와 '와일드 씽' 예고편에 나오는 강동원을 보면서 너무 그리워 만나고 싶어졌습니다. 아 참, 스크린속 그의 모습이 무척 젊더군요.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