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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계층 사다리…자산·소득 동시 양극화에 청년층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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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6. 06. 1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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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자산·소득 격차 동시 확대…복합 양극화 직면”
부동산 가격 상승이 격차 키워…청년층 이동성 약화
생산성·소비 활력 저하 경고…자산 형성 기회 확대 필요
GettyImages-jv12190857
/게티이미지뱅크
우리 경제가 자산 격차와 소득 격차가 동시에 확대되는 '복합 양극화'에 직면했다는 한국은행 연구진의 진단이 나왔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자산 격차가 커진 가운데 인공지능(AI) 확산과 산업 간 성장 차별화가 소득 격차를 다시 키우면서, 청년층과 무주택자의 경제적 위상이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조사국 연구진은 11일 공개한 BOK 이슈노트 '우리 경제 가계 양극화의 실태와 파급영향'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순자산 지니계수는 2017년 0.584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 지난해 0.625까지 높아졌다.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는 뜻이다.

자산 격차 확대의 핵심 배경으로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 꼽혔다. 보고서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 자산 격차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핵심 기제라고 분석했다. 특히 부동산 자산이 고연령층에 집중되면서, 자산의 세대 간 양극화가 구조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년층의 자산 형성 여건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고소득을 올리지만 부동산을 보유하지 못해 자산 상위 계층으로 진입하지 못하는 청년층이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상위 이상의 소득을 창출하더라도 자산 상위 계층으로 진입할 수 있는 이동성(Mobility)이 저하되는 등 자산 형성 사다리가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소득 격차도 다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처분가능소득 기준 소득 지니계수는 2016년 0.353에서 2023년 0.323까지 하락했지만, 2024년 0.325로 소폭 반등했다. 보고서는 그간 재분배 정책으로 개선돼 온 소득 격차가 산업 간 K자형 성장으로 인해 재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특히 IT 산업과 비IT 산업 간 성장 차별화가 소득 양극화를 키우는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IT 부문에서는 성과급 등을 중심으로 임금이 크게 오른 반면, 다른 산업에서는 임금 상승이 제한되면서 산업 간 임금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AI 확산도 향후 소득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연구진은 AI 기술이 로봇 기술 발전과 맞물려 저소득층과 경력 초기 단계 청년층의 직무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한국은행 조사국 AI 서베이에서도 소득 분위가 낮을수록 자신의 업무가 AI로 대체될 가능성을 높게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합 양극화의 여파는 청년층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순자산과 소득이 모두 1분위인 가구 중 20·30대 비중은 2020년 7.9%에서 2025년 15.2%로 크게 늘었다. 무주택 청년층이 경제 내 하위 계층으로 밀려나는 흐름이 강해진 셈이다.

보고서는 복합 양극화가 경제 전반의 생산성과 소비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120개국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 결과, 자산 상위 10%의 보유 비중이 1%포인트 상승하면 2년 후 총요소생산성은 0.16%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상위 10%의 순자산 점유율은 2022년 43.0%에서 2025년 46.1%로 3.1%포인트 상승했는데, 연구진은 자산 격차 확대가 경제 성장과 생산성 향상에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비용도 커질 수 있다. 자산·소득 양극화가 계층 이동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근로의욕과 사회적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해석이다. 또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이 결혼과 출산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연구진은 기존의 소득 보전 중심 재분배 정책만으로는 복합 양극화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제언했다. 부동산에 집중된 가계 자산을 생산적 부문으로 유도하고, 생산적 자산 형성 기회를 확대해 자본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기술 발전에 따른 경제구조 변화에 맞춰 조세 기반의 안정성도 확보하고, 근로소득을 통한 자산 형성 경로가 악화되지 않도록 제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신성장 산업 생태계를 강화해 성장의 과실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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