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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에 힘 싣는 5대 금융… 증권서 새 먹거리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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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정 기자 | 한상욱 기자

승인 : 2026. 06. 1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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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활황에 증권 계열사 실적 급등
순익 기여도 15.3%… 5년 만에 최고
은행 성장 한계 속 비은행 핵심축 부상
회장들 여의도 행보·자본 확충 나서

올해 1분기 5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의 그룹 내 이익 기여도가 최근 5년 새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그간 대체투자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 여파로 순익 기여도가 지지부진했지만, 올해 들어 증시 활황에 따른 거래대금 급증에 힘입어 1분기 순익 규모만 1조원을 넘어섰다. 이들 중 일부는 은행에 이어 그룹 내 순익 2위 계열사로 자리매김하면서, 비은행 부문 핵심 수익원으로 증권 계열사의 위상이 다시 부각되는 모습이다.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의 시선도 자본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자본시장을 그룹 성장의 핵심 축으로 삼고 여의도에서 경영회의를 연 것은 물론, 증권 자회사에 대한 대규모 자본 확충에도 나섰다. 은행 중심 수익 구조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뚜렷해진 만큼, 자본시장 부문을 그룹 비은행 성장 전략과 중장기 수익 다각화의 중심으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 계열 증권사의 순익 규모 합계(NH농협금융 지분율 반영 후)는 1조333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4773억원)보다 116% 급증한 규모다. 각 증권 계열사가 그룹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단순 평균 기준 15.3%로 높아졌다. 작년 동기(7.8%)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뛴 것으로,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지주별로 살펴보면 올해 1분기 신한투자증권의 그룹 순익 기여도는 17.8%로 전년 동기(7.3%) 대비 1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이는 신한지주 편입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KB증권과 하나증권도 같은 기간 순익 기여 비중이 각각 10.6%에서 18.4%로, 6.6%에서 8.4%로 확대됐다. NH투자증권의 순익 기여도 역시 지분율 기준 14.6%에서 29.9%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이에 KB금융과 신한금융에서는 증권 계열사가 기존 보험·카드 계열사를 제치고 그룹 내 순익 규모 2위로 올라섰고, 하나·NH농협금융에서는 비은행 선두 계열사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했다.

올해 들어 금융지주 내 증권 계열사의 존재감이 확대된 배경으로는 증시 활황에 따른 투자 수요 증가가 꼽힌다. 1분기 국내 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전년 동기(18조6000억원)보다 3.5배 이상 늘어난 66조6000억원을 기록한 데 따라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은행 예금에 머물던 자금이 상장지수펀드(ETF), 공모펀드 등 투자상품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난 점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증권 계열사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금융지주 회장들도 자본시장을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향후 그룹의 성장은 자본시장에서의 경쟁력에 달려 있다"고 밝히며 관련 사업 강화를 당부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도 머니무브와 증권사의 역할 확대를 지속적으로 주문했고, 양종희 KB금융 회장 역시 자본 효율적 기업금융(IB) 비즈니스 전환을 주요 과제로 제시하며 증권 부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금융그룹 CEO 행보도 자본시장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10일 신한투자증권과 신한자산운용 본점이 위치한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경영진 회의를 개최했다. 하나금융도 올해 두 차례에 걸쳐 하나증권 본사에서 'Hana One-IB 마켓 포럼'을 열고 은행과 증권, 캐피탈, 벤처스 등 계열사 간 IB 협업 체계를 점검했다. NH농협금융 역시 지난 3월 NH투자증권 본사에서 사업전략·시너지추진협의회를 열고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와 그룹 차원의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실탄 투입도 본격화됐다. KB금융은 지난 2월 KB증권에 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WM·IB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NH농협금융도 최근 NH투자증권에 4000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자본시장 활성화를 강조해 온 이찬우 회장의 구상이 실제 투자로 이어진 셈이다. 우리금융 역시 우리투자증권에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우리금융은 임종룡 회장이 추진 중인 종합금융그룹 체제 강화에 맞춰 향후 단계적인 자본 확충도 검토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금융지주사의 증권사 육성 기조를 단순한 비은행 강화 차원을 넘어 추가 수익원 확보와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사의 재무 레버리지 확대 여력은 사실상 한계에 근접한 만큼 추가적인 ROE 개선을 위해서는 ROA 상승이 필요하다"며 "그 중심에는 자본시장 부문이 있다"고 말했다.
유수정 기자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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