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플·후추 더한 글로벌 지향 맛 설계
BTS보다 제품력…팬덤 넘어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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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와 hy가 방탄소년단(BTS)과 함께 기획한 신규 브랜드 '아리(ARIH)'가 국내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4월 미국 월마트를 통해 먼저 출시한 뒤 한국에 선보인 아리는 BTS 협업 브랜드라는 화제성보다 제품 자체 경쟁력으로 승부를 걸었다는 점에서 기존 협업 식품과 결이 다르다.
직접 시식해본 결과 가장 큰 차별점은 맛보다 '면'이었다. 대표 제품인 '모던 누들'은 일반 라면보다 폭이 넓은 페투치니 스타일 면을 적용했다. 조리 후 한 젓가락 들어 올리면 생면 파스타를 연상시키는 두께와 탄력이 먼저 느껴진다. 면 표면이 넓어 액상소스가 고르게 배고 씹는 식감도 기존 유탕면과는 확연히 다르다. 최근 국내 라면 시장이 초매운맛 경쟁에 집중하는 사이, 아리는 파스타에 가까운 식감과 상대적으로 절제된 양념을 선택했다. 'K라면'보다는 '글로벌 누들'에 가까운 접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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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후추라볶이컵'은 개성이 더욱 뚜렷했다. 기존 라볶이 제품과 달리 후추 향을 전면에 내세웠다. 매운맛은 강하지 않지만 후추 특유의 알싸함이 살아 있어 제품 콘셉트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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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누들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된 것은 '확장성'이다. 단독으로 먹기보다 해산물이나 육류, 채소 등을 더해 하나의 식사 메뉴로 활용하기에 적합했다. 해외 소비자가 다양한 토핑을 곁들이는 식문화와도 잘 맞아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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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 바이오틱 소다'의 '클리어 레몬'은 산뜻한 산미와 부드러운 탄산감이 중심이다. '애플 플레어'는 익숙한 사과 풍미를 앞세워 접근성을 높였다. 두 제품 모두 일반 탄산음료보다 자극을 줄였고, 발효유 계열의 은은한 풍미가 뒷맛에 남는 것이 특징이다.
'포스트바이오틱 에너지 드링크' 역시 기존 에너지음료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졸리 스트로베리'와 '오렌지 아워' 모두 강한 탄산이나 인공적인 단맛보다 과일 풍미를 강조했다. 시음 후에는 고카페인 음료답게 각성감이 느껴졌지만 일반 에너지드링크 특유의 부담스러운 맛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아리의 전략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BTS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대부분의 협업 제품이 아티스트 이미지와 팬덤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과 달리, 아리는 패키지에서도 BTS 노출을 최소화했다. 소비자가 먼저 경험하는 것은 스타가 아니라 제품이다.
이는 단기적인 팬덤 소비보다 장기적인 글로벌 식품 브랜드를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실제 제품 구성도 한국적인 맛을 그대로 수출하기보다 불고기와 트러플, 버터, 김 등 다양한 식문화를 접목해 해외 소비자가 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물론 국내 시장에서는 평가가 엇갈릴 가능성도 있다. 강한 매운맛과 자극적인 풍미에 익숙한 소비자에게는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어서다. 반대로 해외 소비자에게는 K푸드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결국 아리는 BTS를 앞세워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협업 프로젝트라기보다 BTS를 계기로 글로벌 식품 브랜드를 만들려는 실험에 가깝다. 월마트를 시작으로 해외 유통망을 먼저 공략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성패 역시 팬덤보다 제품력이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직접 시식해본 아리는 적어도 '기존 K라면과는 다른 길을 가겠다'는 전략만큼은 맛과 식감에서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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