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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잭팟 뒤엔 그들이 있었다…국방 과학 기술의 백년대계 세우는 집단지성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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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6. 06. 1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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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T를 주목하라… K-방산 군사 과학의 '나침반'
첨단 국방 SW와 미래 무기체계 융합 이끄는 핵심 동력
민간의 혁신 IT 수혈하는 통로, K-방산 다음 10년의 '퍼스트 무버' 전략 여기서 나온다
0610 이건완 ADD소장
지난 10일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KIMST) 개막식에서 이건완 학회장(국방과학연구소장)은 "이번 종합학술대회가 군사과학기술 관련 연구자와 관계자들의 교류 협력을 더욱 활성화하고, 우리나라 군사과학기술과 K-방산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사진=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 제공
대한민국 방위산업(K-방산)이 전 세계 무기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며 연일 역사적인 수출 신화를 쓰고 있다.

폴란드의 광활한 평원을 누비는 K2 전차와 K9 자주포, 중동의 하늘을 지키는 천궁-II, 그리고 동남아와 중남미로 뻗어 나가는 FA-50 경공격기까지 우리 무기체계의 위상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러나 이러한 화려한 성적표 이면에는 대한민국 안보의 심장부이자 기술의 원천인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학·연·산·군(學·硏·産·軍)의 집단지성을 결집하는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KIMST)의 헌신적인 연구개발(R&D) 투쟁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에서 개최된 '2026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 종합학술대회'는 K-방산의 지속 가능한 미래와 다음 10년을 담보할 '초격차 원천 기술'의 각축장이었다.

이번 학회에 참석한 국책연구 기관 고위관계자와 군 수뇌부, 그리고 국내외 방산 전문가들의 표정에는 수출 성공의 환호보다 팽팽한 긴장감이 더 짙게 묻어났다. "지금 전 세계가 한국산 무기에 열광하는 이유는 과거 30년간 축적해 온 하드웨어 중심의 '기계공학적 가성비'와 '신속한 납기' 덕분일 뿐, 인공지능(AI)과 무인화가 지배할 미래 전장에서는 이 무기체계들이 순식간에 낙오할 수 있다"는 냉철한 위기의식 때문이었다.

이번 KIMST 2026 종합학술대회는 바로 그 위기의식을 대한민국 안보의 강력한 무기인 '초격차 기술력'으로 전환하는 결정적인 분수령이 되었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주도하고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KIMST)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사흘간 역대 최대 규모인 수천 명의 방산 브레인들이 집결했다. 14개 기술 분과에서 발표된 수백 편의 국방 첨단 R&D 논문들은 K-방산이 나아갈 차세대 이정표를 명확히 제시하고 있었다.


◇ K-방산 신화의 뿌리, 국방과학연구소(ADD)의 '무에서 유'를 창조한 백년대계

오늘날 K-방산이 이룩한 성과를 논할 때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역사를 빼놓을 수 없다. 1970년 "우리 손으로 우리 무기를 만들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념 하에 설립된 ADD는 지난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 자주국방의 최전선을 지켜왔다. 소총 한 자루 제대로 만들지 못하던 나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유도무기, 전차, 자주포, 그리고 독자적인 정찰위성까지 쏘아 올리는 기적의 역사는 모두 ADD 연구원들의 밤샘 연구와 피땀 어린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방산 전문가들은 ADD의 기술적 축적이 없었다면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넥스원, KAI 등이 누리고 있는 글로벌 수출 대박은 존재할 수 없었다고 단언한다. ADD가 막대한 예산과 위험을 감수하며 원천 기술을 개발하고 국산화에 성공하면, 민간 방산 기업들이 이를 받아 양산 체계를 구축하고 마케팅을 펼쳐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유기적인 안보 생태계가 정착된 것이다.

그러나 현대 전장의 패러다임이 급변하면서 ADD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미·중·러 등 패권국들이 군사 AI, 양자 컴퓨터, 극초음속 미사일, 우주 자산 등 미래 '게임 체인저' 기술 선점에 천문학적인 재원을 쏟아붓고 있기 때문이다. ADD 관계자는 "이제 ADD의 임무는 단순히 기존 무기체계의 국산화를 넘어, 누구도 가보지 않은 미래 전장의 원천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군에 제공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의 진화"라고 강조했다.


0610 KIMST 논문 발표장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KIMST)와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공동개최하는 이번 종합학술대회에는 군·산·학·연 관계자 2,500여 명이 참석, 14개 기술분과를 중심으로 총 1,291편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또한 'K-방산의 미래'를 주제로 기조강연, 특별심포지엄, 군사과학기술 전시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 사진=국방과학연구소 제공
◆ 學·硏·産·軍의 집단지성 플랫폼, KIMST 학술대회가 가지는 안보적 무게감

ADD가 국방 R&D의 든든한 기둥이라면,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KIMST)는 그 기둥을 중심으로 민간 대학(學), 국책 연구소(硏), 방산 기업(産), 그리고 실제 무기를 사용하는 군(軍)을 하나로 묶어주는 거대한 안보 신경망이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군이 필요로 하지 않거나, 민간의 최첨단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 사장되기 십상이다. KIMST는 군사과학기술에 특화된 학술 교류의 장을 제공함으로써 연구실의 기술이 곧바로 전력화로 이어지도록 유도하는 중추적 역할을 수행한다.

이번 대회는 10일 이진익 조직위원장의 개회선언과 이건완 학회장의 대회사를 시작으로 국방부장관, 방위사업청장, 성일종 의원의 축사가 이어지며 화려한 막을 올렸다. 특히 기조강연 이후 진행된 '특별심포지엄 패널토론'은 미래 전장의 두뇌를 선점하기 위한 산·학·연·관의 치열한 전술 토론장이었다. 신익현 LIG D&A 대표의 주제강연에 이어, 조진우 ADD 부장의 진행 아래 박혁 한화시스템 전무, 정한 아이쓰리시스템 대표, 김세훈 ADD 연계부장, 김평화 방사청 병선업력과장 등 방산 생태계 각 축의 리더들이 모여 헤드테이블에서 열띤 공방을 벌였다. 오찬 현장에서도 이건완 학회장과 전춘성 국방부 인공지능기획국장 등이 마주 앉아 군사 AI의 실질적 전력화 방안을 전방위로 논의했다.

특히 이번 종합학술대회에서는 민간의 고도화된 소프트웨어 및 AI 기술을 국방 체계에 이식하려는 산·학·연의 시도가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인공지능/자율' 분과와 '사이버·화생방', '센서·신호처리' 분과 등 소프트웨어 중심의 기술 세션에는 발 디딜 틈 없이 많은 인파가 몰려 뜨거운 토론을 벌였다. 구조·기기, 시험평가, 정보통신, 추진기관, 소재·나노 등 전통적 하드웨어의 강점을 넘어 무기체계의 '두뇌'를 지능화하지 않으면 미래 전장에서 생존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학회 전체를 지배했다.

군사과학기술전시회 역시 80여 개 일반기업과 벤처기업, 스타트업이 참여하여 대성황을 이뤘다. 역대 최다인 22편의 논문을 발표한 SNT다이내믹스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하이브리드 무장 이용 자율 대(對)드론 방어시스템' 등 자율화 핵심 기술과 궤도차량용 변속제어기 소프트웨어 검증 기법을 대거 선보이며, 대기업 중심의 K-방산 생태계의 허리가 얼마나 단단해졌는지를 학술적으로 증명해냈다. 슈어소프트테크, 타임기술 등 국방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는 SW 전문 기업들도 대거 참여해 무기체계의 신뢰성을 높이는 검증 솔루션을 제시했다.

◆ "패스트 팔로어에서 퍼스트 무버로"… 안보 보루로서의 R&D 가치
세계 방산 시장에서 한국 무기가 각광받는 현 상황은 분명 고무적이지만, 냉정하게 말해 우리는 여전히 선진국이 개척해 놓은 길을 빠르게 쫓아간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의 막바지 단계에 와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 현대 전장은 단돈 수백 달러짜리 상용 드론에 수백만 달러짜리 전차가 고전하는 등 비대칭적이고 지능화된 형태로 급변하고 있다. 즉, 기존의 재래식 하드웨어 성능 개량만으로는 다가올 미래 전장의 주도권을 쥘 수 없다.

결국 답은 ADD와 KIMST가 이끄는 선제적이고 모험적인 국방 R&D 투자에 있다. 이번 대회의 이사회 장소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고 관련 애도 분위기를 고려해 변경된 점에서도 알 수 있듯, 국방 R&D 현장은 언제나 보이지 않는 위험과 사투를 벌이는 숭고한 전장이다.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경직된 R&D 문화에서 벗어나, 실패하더라도 세계 최초의 기술에 도전할 수 있도록 국가적인 제도적 뒷받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방 R&D는 단순한 예산 소비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를 스스로 지키는 최후의 보루이자 우수한 기술 인재를 양성하고 민간 산업으로 기술을 스핀오프(Spin-off)하여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국가적 가치 창출의 원동력이다.

제주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사흘간 열린 KIMST 2026 종합학술대회는 대한민국 군사과학기술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동시에, 우리가 짊어져야 할 거대한 숙제를 확인한 자리였다. ADD의 강력한 연구 역량과 KIMST의 융합 플랫폼을 발판 삼아, 대한민국 방위산업이 '가성비 무기 생산기지'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세계 전장의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진정한 퍼스트 무버'로 도약하기를 기대한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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