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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선박 생태계 복원’ 둘러싼 해운·조선업계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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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승인 : 2026. 06. 1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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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가격 경쟁력 밀려 '고전'
공동발주·중소선사 지원 제시
박정석 한국해운협회 회장 "양 산업 공동대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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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미포가 건조해 지난 2020년 인도한 소형 컨테이너선./HD현대미포
최근 해운업계의 고민은 '국내 선박 생태계 복원'으로 모입니다. 조선사들이 수년째 호황을 누리고 있다지만 정작 소형 컨테이너선·소형 유조선·벌크선 등은 국내 조선소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단 평가가 나옵니다.

배경은 복합적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조선업 구조조정이 대형 조선소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중형·중소 조선사들의 체력이 약해졌고 중국 조선사와의 가격 경쟁도 심화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선박 기자재 등 연관 생태계까지 함께 위축됐다는 우려도 커졌습니다.

해운업계가 느끼는 위기감은 더 직접적입니다. 지금은 중국산 선박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 중소형 선박과 벌크선 건조 기반이 사라지면 장기적으로는 선택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향후 중국 조선사들이 가격을 올리더라도 해운사 입장에선 마땅한 대안이 없게 되는 구조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해운사들이 자체적으로 선박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국내 10대 해운사 중에서도 사모펀드가 대주주로 있는 기업이 적지 않아 HMM·현대글로비스·팬오션·SM대한해운 등을 제외하면 대규모 발주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조선업계의 반응은 조금 다릅니다. 대부분 조선사들이 초대형 컨테이너선·초대형 유조선·LNG운반선 등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대형 선박에 집중하는 흐름입니다. HJ중공업·대한조선 등 중형 조선사들까지 대형선 건조 역량을 앞세우며 실적 개선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제한된 설비와 인력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낮고 중국과 가격 경쟁이 치열한 중소형 선박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유인이 크지 않다는 게 조선업계 분위기입니다.

결국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선 양 업계의 공동대응이 절실합니다. 박정석 한국해운협회 회장은 올해 열린 '조선-해운 상생발전 전략협의회'에서 "조선과 해운이 따로 움직이다 불황이 닥치면 양 산업을 함께 지탱할 수 없게 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에 협회는 공동발주 등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개별 해운사가 따로 발주하면 물량이 작고 선형도 제각각이라 국내 조선소가 수주에 나서기 어렵거나 가격이 높아질 수 있는데요. 반면 해운사들이 수요를 모아 비슷한 선형을 여러 척 묶어 발주하면 조선소는 설계·자재·생산을 표준화할 수 있고 건조 단가를 낮출 여지도 생깁니다. 아울러 협회는 공급망 안정화 기금 활용을 확대하고 위기 대응 펀드를 조성해 중소 선사를 지원하겠단 방침입니다.

산업 생태계 붕괴라는 위기감과 수익성 논리 사이에서 돌파구를 발견할 수 있을까요? 해운과 조선업계가 '동상이몽'을 넘어 접점을 찾기를 기대해봅니다.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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