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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전쟁 속도 정한다....대이란 공습 전격 취소 미국, 걸프 보복·장기 소모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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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8. 03.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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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미국, 이란이 정한 속도로 전쟁"…최근 2주 선제 공격 확대
후티·이라크 민병대, 홍해·사우디 타격…3대 해상 요충 동시 압박
AP "이란 지도부항전 전략은 통일, 종전 목표는 분열"…강경파·협상파 대립
IRAN-US-ISRAEL-WAR
이란인들이 1일(현지시간) 테헤란 그랜드바자르에서 장을 보고 있다. 이란군은 이날 미국이 중동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난하고, 분쟁이 이어지는 동안 역내 국가들이 미국에 협력하지 말라고 경고했다./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대(對)이란 대규모 공습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일 걸프 동맹국의 취약성과 미군 요격미사일 재고 소진 우려가 미국의 선택을 제약했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이 선제 공세를 확대하며 전쟁의 속도를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AP통신은 이란 지도부가 장기 항전에는 단결했지만, 종전 목표를 놓고 갈렸다고 전했다.

이란 피격
7월 2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아브카이크의 한 석유 시설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은 야히야 사리 군사 대변인의 성명을 통해 주요 원유 공급·운송 시설 여러 곳을 공격했다고 밝혔다./유럽연합(EU)·코페르니쿠스 센티넬-2 제공·로이터·연합
◇ 사우디·카타르, 걸프 에너지시설 보복 우려로 미국의 대이란 공습 만류…UAE는 강경론

AP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해 대이란 공습을 만류했다며 미국의 공격에 대응한 이란의 보복이 걸프 국가의 에너지시설로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보도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이 검토하는 군사행동을 명확히 설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국과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가 추가 공격을 방어할 능력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반면 쿠웨이트는 이라크 친이란 민병대의 공격에 더 취약하다고 봤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5월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선박 호위 작전에 영공과 기지 사용을 허용하지 않았는데, 사우디 관리들은 당시 작전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으며 전쟁을 통제 불능 상태로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NYT가 보도했다.

카타르는 이란과 미국, 오만 사이에서 호르무즈 해협 새 항로안을 중재했다. FT는 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UAE 관리들이 미국에 외교를 유지하고 공습을 보류하도록 공동 설득했다고 외교관을 인용해 전했다.

다만 걸프 국가들의 입장이 완전히 일치한 것은 아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UAE 관리들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미국이 더 강력한 군사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경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월 22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진행된 미군 4명의 유해 귀환식에서 성조기로 덮인 관에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AP·연합
◇ NYT "미군 요격미사일 재고 소진 우려"…미군 18명 사망·600명 부상

걸프 국가들의 외교적 압박은 미국 내부의 군사·정치적 부담과 맞물렸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 대규모 공습 재개가 현명하지 않다는 견해가 적지 않았다며 관리들이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격추하는 핵심 요격미사일 재고가 심각하게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요격무기 부족은 역내 미군과 동맹국을 전쟁 초기보다 더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 공격을 확대해도 전쟁을 결정적으로 끝낼 가능성이 작다고 진단했고, 민간인 피해와 이란의 대규모 보복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고 NYT가 보도했다.

전쟁 발발 이후 미군 최소 18명이 숨졌고, 600명 이상이 다쳤다. 이란 보건당국은 이란 내 사망자가 3500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전쟁은 미국 내에서 인기가 낮으며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고 AP와 WSJ가 보도했다. WSJ는 이란 관리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정치적 취약성을 인식하고 이를 협상에 활용하려 한다고 전했고, FT는 이란이 미국의 군사·정치·경제적 부담을 키우기 위해 공격 지역을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는 국제유가와 걸프 국가의 에너지 수출에도 충격을 줬다. 브렌트유는 7월 초 배럴당 72달러(10만4112원) 아래에서 지난주 90달러(13만140원) 위로 올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IRAN-CRISIS/GULF-CHINA
선박들이 5월 22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해변 앞 호르무즈 해협을 운항하고 있다./WANA 제공·로이터·연합
◇ FT "이란, 호르무즈·홍해·수에즈 3대 항로 압박"…미국에 장기 소모전 유도

이란은 최근 2주 동안 선제 공격을 확대하며 미국보다 먼저 전쟁의 속도를 정하고 있다고 FT가 분석했다. 이란은 전투 중단 기간에 요르단 미군기지를 기습했고, 쿠웨이트와 바레인 등 걸프 지역에 대한 공격도 강화했다.

FT는 이란의 전략이 미국과 걸프 동맹국에 장기전의 군사·경제적 비용을 보여주는 데 있다며 미국의 대규모 공습 재개를 억제하거나 장기 소모전에서 미국보다 오래 버티려 한다고 보도했다.

이란과 친이란 세력의 압박은 걸프 지역에서 홍해로 확대됐다. 예멘 후티 반군은 바브알만데브 해협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관련 선박의 봉쇄를 선언하고, 지잔 정유시설과 얀부 원유 수출 시설을 겨냥했다.

아울러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민병대는 7월 25∼29일 얀부 수출 시설과 라스타누라 정유시설, 아브카이크 원유 안정화 시설 등을 타격했다. 리야드 인근 시설도 공격 대상에 포함됐다고 FT가 라이브유어맵 자료를 인용해 전했다.

공격 범위는 수에즈운하 인근까지 넓어졌다. 이집트 북부 다미에타항에서는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드론이 미국 소유 선박을 타격했다고 FT가 보도했다.

미국 연구기관 해군분석센터의 마이클 코넬 이란 담당 애널리스트는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알만데브 해협, 수에즈운하를 역내 3대 핵심 항로로 꼽았다. 그는 공격이 3개 항로 또는 그 인근으로 확대됐다며 선박 운항을 압박하려는 전략이라고 FT에 말했다.

다만 후티 반군은 일반 상선까지 봉쇄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후티 반군의 해사조정기관은 바브알만데브 해협을 지나는 일반 상선에 통항료를 부과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고 일본 지지(時事)통신이 보도했다. 이 기관은 봉쇄 대상이 사우디아라비아 관련 선박에 한정되며 다른 선박은 무료로 통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메네이 장례
이란 조문객들이 7월 4일(현지시간) 고(故)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와 가족들의 장례식이 진행된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대모살라 모스크에 설치된 하메네이의 대형 초상화 아래 모여 있다./AP·연합
◇ AP "이란 지도부, 항전엔 단결, 종전 목표엔 대립"…강경파 완전 승리·협상파 양보 압박

AP는 이란 내부에서 종전 목표를 둘러싼 대립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지도부는 미국과 동맹국보다 오래 버티겠다는 전쟁 전략에는 단결해 있지만, 전쟁을 어떤 방식으로 끝낼지를 놓고 내부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초강경파 파이다리(Paydari·안정) 계열은 미국과의 협상을 거부하고 완전한 승리를 요구한다. 2024년 7월 5일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에게 패한 강경파 정치인 사이드 잘릴리가 이 세력의 대표 인물이다.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 지지 세력은 군사적 압박을 협상력을 높이는 수단으로 본다. 갈리바프 의장의 보좌관 메흐디 모하마디는 협상이 적에게 실질적인 양보를 강요하기 위한 군사행동의 보완 수단이라고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이전 휴전안을 위원 13명 중 12명의 찬성으로 승인했다. 유일한 반대표는 잘릴리가 던진 것으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AP가 보도했다.

그러나 합의에 따른 동결자산 해제 등 경제적 혜택이 실현되지 않았다. 미국의 해상 봉쇄도 재개됐다. 이에 따라 지도부 내부에서 미국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국제위기그룹의 알리 바에즈 이란 담당 국장이 AP에 말했다.

협상파는 전쟁이 이란 경제에 미치는 부담을 강조하고 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아들이자 보좌관인 유세프 페제시키안은 군사 목표와 취약한 경제의 균형이 필요하다며 장기간의 제재와 서방과의 대립으로 이란이 "성장을 방해받고 크게 고통받아 병들었다"고 밝혔다고 AP가 전했다.

두 세력은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지지를 각각 주장하고 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전쟁 첫날인 2월 28일 아버지인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가 숨진 공격에서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후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곡갱이산
차량들이 6월 21일(현지시간) 이란 나탄즈 인근 나탄즈 핵시설의 곡괭이산(Pickaxe Mountain) 터널 입구에 서 있는 모습이 위성사진업체 밴터(Vantor)의 위성사진에 포착됐다./로이터·연합
◇ NYT·AP "전쟁 6개월째, 이란 핵·호르무즈 목표 미달성"…이스라엘, 합의 이행에 신중

미국과 이스라엘은 전쟁 개시 당시 이란의 미사일 능력 파괴와 핵무기 보유 저지, 친이란 무장세력 지원 종식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목표와 시한이 반복적으로 달라졌다고 AP가 지적했다.

군사공격과 협상은 모두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제한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을 통제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고 NYT가 평가했다.

미군은 수주 동안 해협 주변의 이란 군사시설을 공격했다. 그러나 상선의 안전한 통항을 확보하지 못했고, 이란의 후퇴도 끌어내지 못했다고 NYT가 전했다.

이런 교착 속에서 이스라엘은 최근 미국과 이란의 교전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 이란도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하지 않았다. 이란의 대이스라엘 공격은 이스라엘의 군사 대응을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NYT가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도 공습 중단 약속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안보내각 구성원인 제브 엘킨은 이란과 오만 사이에 합의를 향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실제 합의와 이행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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