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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强)을 억제하고 국민(弱)를 보호하겠다는 다짐이었습니다. 그릇된 것을 바로잡고 정의를 드러내겠다는 약속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취임 1년이 다 돼가는 지금, 정 장관에게 가장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따로 있습니다. 여권의 검찰개혁 논의에서 과연 법무부 장관의 역할을 다했는가입니다.
정 장관은 검찰개혁과 관련해 여러 차례 신중론을 제기했습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과 국민 피해를 우려했습니다. 실제로 법무부는 보완수사의 필요성을 담은 사례집을 두 차례 발간하고 관련 포럼을 개최하는 등 현장의 우려를 꾸준히 전달해왔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지난 25일 김민석 국무총리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의 최종 입장으로 정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순간까지 법무부가 축적해온 논의는 사실상 무의미해졌습니다. 정 장관이 제기했던 우려 역시 정부의 최종 결정 앞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더 큰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정부의 최종 입장이 발표됐지만 정 장관은 끝내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습니다. 정부 방침에 동의했다면 왜 법무부가 그동안 정반대의 논리를 펴왔는지 국민에게 설명했어야 합니다. 끝까지 반대했다면 자신의 우려가 왜 받아들여지지 않았는지 밝혔어야 합니다. 법무부 장관이라면 어느 쪽이든 국민 앞에서 입장을 설명하는 것이 최소한의 책임입니다.
하지만 정 장관은 '침묵'을 선택했습니다. 침묵은 때로 가장 쉬운 선택입니다. 그러나 형사사법 체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정책 앞에서 법무부 장관의 침묵은 책임 있는 태도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검찰청 폐지와 보완수사권 폐지는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닙니다. 범죄 피해를 입은 국민을 구제하는 절차 자체를 바꾸는 문제입니다. 그런 사안에서 법무부 장관이 마지막까지 자신의 견해를 설명하지 않는다면 국민은 어떠한 기준으로 정부의 결정을 신뢰해야 합니까.
여권은 지난 1년 동안 정 장관이 다른 목소리를 낼 때마다 "당정 간 엇박자가 아니다", "원팀이다"라고 말하며 논란을 봉합해왔습니다. 그러나 원팀이라는 말이 장관의 책무까지 면제해주지는 않습니다. 정부 내부에서 충분히 토론했는지, 반대 의견을 끝까지 관철했는지, 결국 왜 뜻을 접게 됐는지는 국민이 알아야 할 영역입니다.
억강부약과 파사현정은 권력을 향한 구호가 아니라 권력을 견제하기 위한 의지입니다. 옳다고 믿는 의견을 끝까지 관철하려 노력하고, 뜻을 이루지 못했다면 그 이유를 국민에게 설명하는 것. 그것이 법무부 장관에게 요구되는 최소한의 책무이자 책임입니다.
법무부 장관은 대통령의 뜻을 전달하는 자리가 아니라, 법치의 마지막 안전판이 돼야 하는 자리입니다. 형사사법 체계의 근간이 바뀌는 문제에서 자신의 소신을 끝내 지켜내지 못했다면, 그 이유만큼은 국민 앞에 설명해야 합니다. 그 설명조차 끝내 하지 못한다면 정 장관은 법무부 장관으로 남아 있어야 할 이유를 국민에게 증명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못하다면 떠날 때를 아는 것이 공직자의 마지막 품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