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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설계’ 우려되는 형소법… 檢은 ‘보완수사’ 사수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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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훈 기자

승인 : 2026. 03. 23. 18:02

與, 지선 이후 후속 입법 논의 예고
檢, 우수사례 공개하며 필요성 어필
법조계 "충분한 숙의 거쳐야" 지적
2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연합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법이 여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하면서 형사사법 체계 개편은 일단 제도적 틀을 갖추게 됐다. 그러나 핵심 쟁점인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는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남겨졌다. 여당은 오는 6월 지방선거 이후 후속 입법 논의를 예고했지만, 10월 검찰청 폐지와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 출범까지 남은 시간은 수개월에 불과하다. 법조계에서는 촉박한 일정 속에서 제도의 핵심 조항을 설계하는 것은 자칫 '졸속 논의'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공소청·중수청 설치법 입법 절차가 지난 21일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주도로 마무리되면서 검찰개혁 후속 입법의 핵심인 형사소송법(형소법) 개정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형소법 개정의 핵심은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부여할지 여부다. 보완수사권은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서 미진한 부분이 있을 경우 공소청 검사가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이다. 경찰에 추가 수사를 요구하는 '보완수사 요구권'과 달리 직접 수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검찰과 법조계는 보완수사권이 경찰 수사에 대한 최소한의 사법적 통제 장치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배제할 경우 사건 은폐나 부실 수사에 대한 통제·견제 수단이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민주당은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경우 직접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을 들며, 수사·기소 완전 분리 원칙에 반한다고 맞서고 있다.

공소청 전환을 앞둔 검찰은 '보완수사 우수사례'를 잇달아 공개하며 보완수사의 필요성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이달 초 전국 지방검찰청과 일부 지청에 경찰의 보완수사 이행 현황을 집계할 것을 지시하며, 실제 보완수사 통계를 모아 형소법 개정 논의 시 기초 자료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6월 지방선거 이후 형소법 개정 논의를 하겠다는 여당 구상에 대해 "충분히 검토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방선거 이후 논의에 착수하면 제도 설계에 주어진 기간은 3개월에 불과하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논의 후 숙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에서 사퇴한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백년대계 형소법 질서를 바꾸는 일은 합리적 토론 속에 치밀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 교수는 "검사가 본질적으로 공소기관이라는 데 토를 달 수 없다"면서 "그러나 우리 형사 절차에서 검사의 역할은 단순한 기소 여부 판단에만 머물지 않으며, 경찰이 송치한 사건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결정하기 위해 보완하는 기능 역시 기소 여부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했다.

수도권 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보완수사는 범죄 피해를 입은 국민들의 권리를 구제할 수 있는 사법통제 장치로, 이 제도가 사라지면 경찰의 부실 수사는 물론 사건 암장까지 그 피해 규모는 광범위할 것"이라며 "공소청·중수청 법안 논의 과정을 보면 앞으로 남은 반년 동안 충분한 숙의를 거쳐 형소법 개정이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했다.
정민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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