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보완수사 존폐 기로인데…법무부 뒤에 숨은 검찰 지휘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614010004574

글자크기

닫기

정민훈 기자

승인 : 2026. 06. 15. 05:00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정청래 대표 '전면 폐지' 공개 입장에
법무장관만 "피해자 보호 대안 있나"
주요 수장들은 별도 입장 안내놔
지방 검사들 "최후 안전망" 주장
교도관 무도대회 참석한 정성호 장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지난 12일 충북 진천군 법무연수원 진천본원 체육관에서 열린 '제55회 전국 교도관 무도대회'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최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주장에 공개적으로 반박한 가운데 정작 제도의 직접 당사자인 검찰 지휘부는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검찰 보완수사권이 단순한 권한 문제가 아닌 국민 권익에 직결된 제도라는 점에서 검찰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현직 공무원(검사)의 발언이 정치적 행위로 비칠 수 있다는 부담이 공개 대응 자제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검찰 내부에서는 보완수사권 폐지의 파장이 수사 일선은 물론 국민 피해 구제에까지 직결되는데도, 조직을 대표하는 지휘부가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는 모습에 답답함을 토로하는 분위기다.

정 장관은 지난 12일 충북 진천군 법무연수원에서 열린 제55회 전국 교도관 무도대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여당에서 주장하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논의에 공개적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정 장관은 "검찰이 수사에 손을 대지 않으면 피해자 보호를 위한 대안이 있느냐"며 "검찰개혁과 형사소송법 개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 보호"라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오는 10월 2일 검찰청을 폐지한 뒤 피해자 보호가 더 강화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경찰에 수사를 전적으로 맡기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찰 수사에 대한 검찰의 견제 기능도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제도 개편 과정에서 피해자나 억울한 사람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형사사법 체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를 충분한 검증 없이 도입한 뒤 사후 보완에 맡기는 이른바 '사후 약방문식 입법' 방식에 문제의식을 드러낸 것이다.

정 장관의 발언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보완수사권 문제에 대해 "국민이 피해를 봐서는 안 된다"고 밝힌 입장과도 궤를 같이한다. 이와 반대로 정 대표는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내세우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여권 내 이견이 공개적으로 표출된 것이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검찰은 '강 건너 불구경'하는 분위기다. 특히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박철우 지검장(사법연수원 30기)을 비롯해 성상헌(30기)·차순길(31기)·김향연(32기) 재경지검장(남부, 북부, 서부) 등 주요 검찰청 수장들은 보완수사권 존폐와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특히 박 지검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검찰개혁의 흐름 속에서 조직의 변화와 성찰을 강조했지만, 검찰청 폐지 100여 일을 앞두고 보완수사권 존폐라는 핵심 현안에서는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법무부장관까지 전면에 나서 제도 존치 필요성을 강조하는 동안 정작 검찰 지휘부는 보신주의에 빠져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법무부는 보완수사권 존치를 위한 선봉장 역활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정 장관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광주지검의 '광주 여고생 흉기 살인사건' 보완수사 사례를 언급하며 보완수사 성과 알리기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법무부 역시 '보완수사 우수사례집'을 두 차례 발간하며 보완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검찰 지휘부의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자 지방 검사장들이 대신 나서고 있다. 김종우 광주지검장은 지난 2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완수사는 형사사법의 최후 안전망"이라며 보완수사권 존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이준호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장도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경찰 수사에 대한 사법적 통제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대검찰청은 자체 통계와 보완수사 사례를 제시하는 수준의 대응에 머물러 왔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 역시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을 전면에 내세워 설명하기보다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데 그쳤다. 대검찰청은 강력범죄와 경제범죄, 피해자 보호 사건 등에서 보완수사가 실체적 진실 발견과 경찰의 부실수사 보완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경찰 사건 처리 건수가 많은 전국 12개 검찰청의 보완수사 실시율을 최초로 발표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보완수사권 존폐가 국민 권익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지휘부가 직을 걸고서라도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완수사권 폐지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한다면 그 위험성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 역시 검찰 지휘부의 역할이라는 지적이다. 한 재경지검 부장검사는 "보완수사권 존폐가 국민 권익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데도 조직을 대표하는 목소리가 보이지 않는다"며 "지휘부가 책임 있게 나서 설득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차장검사는 "보완수사권 폐지로 국민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 대해 국민께 설명하고 설득해야 한다"며 "제도가 시행된 뒤 문제가 발생하고 나서야 위험성을 지적하는 것은 사후 약방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정민훈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