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거점 구축·AI사업 본격육성
AA+·무차입으로 안정적 기반 확보
핵심계열사 도약 위한 밸류업 과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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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운반선(PCTC) 확대와 글로벌 물류 인프라 구축, 인공지능(AI)·로보틱스 투자까지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가운데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성장 투자와 주주가치를 동시에 끌어올려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 물류기업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SCM)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2030년까지 약 9조원을 투자한다. 자동차운반선을 대폭 확충하고 부산신항과 미국 사바나 등 글로벌 물류 거점을 구축하는 한편 AI·로보틱스·스마트KD 등 미래 물류 사업도 본격 육성할 계획이다.
대규모 투자의 '곳간'을 책임지는 인물이 유병각 기획재경본부장이다. 유 본부장은 1967년생으로 고려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생산법인관리팀장, 경영분석팀장, 재무관리실장, 북미권역재경실장 등을 거친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 전문가다. 2023년 현대글로비스 기획재경사업부장을 맡은 데 이어 2025년 기획재경본부장으로 승진하며 회사의 재무 전략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유 본부장이 재무를 맡은 이후 현대글로비스의 재무 체질은 한층 탄탄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때 1조원을 웃돌던 순차입금은 사실상 '무차입' 수준으로 낮아졌고, 영업활동현금흐름도 꾸준히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AA+' 신용등급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자금 조달 기반도 확보했다.
재무 안정성은 공격적인 투자 전략의 밑바탕이 됐다. 일반적으로 대규모 투자는 차입 확대와 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현대글로비스는 투자 확대와 신용등급 유지를 동시에 달성했다. 현대차·기아 물량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과 수익성 중심 경영이 재무 부담을 흡수했다는 분석이다.
현대글로비스는 확보한 재원을 미래 성장 분야에 집중 투입하고 있다. 자동차운반선 사업에서는 현재 97척인 선대를 2030년까지 128척으로 늘려 글로벌 해상운송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선복 확대를 통해 수송 능력과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물류 인프라 투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 사바나와 부산신항에 글로벌 물류 거점을 구축하고 AI 기반 스마트 물류와 스마트KD 시스템 도입을 확대해 공급망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사업 포트폴리오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중심이었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비계열 고객을 확대하며 글로벌 종합 물류기업으로 체질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AI와 로보틱스는 새로운 성장축으로 꼽힌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의 로봇 사업과 연계해 물류 자동화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물류 현장 적용을 검토하는 한편 AI 기반 물류 운영 체계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유 본부장 앞에는 기업가치 제고라는 과제도 놓여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2025~2027년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주당배당금(DPS)'을 매년 확대하고 배당성향 25% 이상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대규모 투자와 안정적인 주주환원을 병행해 장기적인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시장에서는 현대글로비스의 위상이 단순 물류기업을 넘어 현대차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의 지분을 보유한 핵심 계열사인 만큼 기업가치 제고는 향후 그룹 차원의 자본 전략과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는 이제 안정적으로 돈을 버는 회사를 넘어, 벌어들인 현금을 미래 성장 분야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배분하느냐가 기업가치를 좌우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며 "유 CFO에게는 투자 확대와 재무 건전성, 주주환원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균형 경영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