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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한 상황에서 이는 분명 반가운 변화다. 대형 사업이 줄줄이 예고되면서 향후 수년간 건설사들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침체한 민간 주택시장을 국책사업이 일정 부분 메워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운동장이 커질수록 관리해야 할 리스크도 함께 커진다. 특히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달라진 노사 환경은 메가프로젝트 시대 건설업계가 마주할 가장 큰 변수 가운데 하나다.
건설 현장은 제조업과 구조가 다르다. 하나의 현장에 수십, 많게는 수백 개 협력업체와 전문건설업체가 참여하고 공정마다 사업 주체도 달라진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만큼 노사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고, 원청이 감당해야 할 책임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 변화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100일 동안 하청노조 1161곳이 원청 사업장 439곳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다. 노동위원회는 일부 사업장에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했고, 이를 바탕으로 교섭 절차도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우려했던 '교섭 쓰나미'는 없었다고 평가하지만, 원청을 상대로 한 교섭이 본격화했다는 점만큼은 분명 이전과 달라진 풍경이다.
문제는 메가프로젝트일수록 이러한 리스크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규모 국책사업은 공사 기간이 길고 참여 기업과 협력업체도 훨씬 많다.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거나 공정 일부에 차질이 생기면 사업 일정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중대재해까지 발생한다면 공사 중단은 물론 기업의 신뢰와 향후 수주 경쟁력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렇다고 메가프로젝트와 노동권 보호를 대립 구도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 필요한 것은 '운용의 묘'다. 국가 핵심 인프라 사업이 노사 갈등으로 장기간 표류하지 않도록 신속한 분쟁 조정 체계를 마련하고, 안전 투자와 적정 공기를 충분히 반영하는 발주 제도를 함께 갖춰야 한다. 사업 속도만 강조한 채 공기를 무리하게 단축하거나 비용 절감만 요구한다면 결국 안전과 품질, 국가사업의 안정성까지 위협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정부가 건설사의 운동장을 넓힌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선택이다. 침체한 산업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동장이 넓어질수록 경기의 규칙은 더욱 정교해야 하고, 선수들이 끝까지 뛸 수 있는 환경도 함께 만들어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