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 알려주는 것만으론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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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학술지 '치안정책연구'에 게재된 장민환 대구대 연구자의 논문에 따르면, 실제 형사당직 사건 114건을 분석한 결과 진술거부권 행사율은 0.7%에 그쳤다.
조사 전 권리를 안내받더라도 실제로 묵비권을 행사한 피의자는 매우 드문 셈이다. 변호인이 있는 경우에도 진술거부권 행사는 확인되지 않았고, 영상녹화 등 절차적 장치 활용도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 헌법은 '모든 국민은 고문을 받지 아니하며,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제12조 제2항)고 규정한다. 형사소송법에서도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의자를 신문하기 전 일체 또는 개별 질문에 답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진술하지 않아도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것,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제244조의3)고 명시했다.
그러나 핵심은 진술거부권을 고지했느냐가 아니라, 고지 이후의 조사 절차가 권리 행사를 위축시키지 않고, 방어권이 보장되도록 설계돼 있느냐는 점이다. 낮은 행사율만으로 수사 과정의 위법이나 부당한 압박을 단정할 수는 없으나, 고지가 실질적 방어권 보장으로 작동하는지 검증할 필요성은 요구된다.
조사 시작 전 이뤄지는 고지만으로 피의자가 자신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이해하고 행사할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조사 시 피의자에게는 자신이 말을 멈출 경우 수사에 비협조적인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길 수 있고, 진술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하는 데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치안정책연구에 게재된 이 논문에서도 경찰과 구속 피의자 집단은 일반인보다 수사 단계에서의 진술거부를 유죄의 징표로 보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했다. 형사 절차를 경험한 수형자 집단은 진술거부권의 법적 효용을 낮게 평가한 것이다.
진술거부권은 범행을 숨기기 위한 특혜가 아니라, 국가권력의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가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헌법상 방어권이다. 피의자가 말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유죄의 징표로 보거나, 조사 과정에서 사실상 불이익으로 연결한다면 법률상 고지 절차는 형식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비판했다.
이에 단순히 진술거부권을 고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피의자가 말을 하지 않아도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 조사 현장에서 분명히 전달돼야 하고, 수사기관도 묵비권 행사를 비협조적인 태도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대근 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진술거부권을 고지했다는 사실과 실제 행사했다는 사실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며 "진술거부권은 피의자를 비난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한 권리다. 권리 행사로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사회적 신뢰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