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중동서 공동생산 제안 쏟아지는데… 韓 방산 금융 공급은 ‘바닥’
180조 DSRB 가입 시,‘글로벌 민간자본 레버리지’로 수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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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7일 오전 "총 12척 규모의 차기 잠수함 도입 사업인 CPSP의 우선공급자로 독일의 TKMS를 선정하고 공식 협상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한화오션은 '예비 공급자(Reserve Supplier)'로 지정됐다. 캐나다 정부는 공식 발표문에서 "TKMS와의 최종 계약 협상이 결렬될 경우, 예비 공급자인 한화오션과 즉시 독점 협상을 개시할 수 있도록 협상권을 승계한다"고 밝혔다.
비록 첫 번째 협상 기회는 독일 측에 돌아갔지만, 한국 잠수함의 기술력과 사업 수행 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의 NATO 기준을 충족한다는 점을 국제 무대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쾌거다.
K-해양방산 전문가인 심규찬 고문(법무법인 태평양, 예비역 제독)은 "독일 TKMS와 한국 한화오션의 플랫폼 모두 캐나다 해군이 요구한 극지 작전 능력과 장거리 항해 성능 등 까다롭고 높은 기준을 충족했다"며 "최종 선정 단계까지도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의 치열한 경쟁이 이어졌고, 결국 매우 어려운 판단(a difficult, close decision) 끝에 결론이 내려졌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7일 익명을 요구한 K-방산 안보 분야의 믿을만한 소식통에 따르면, 루마니아를 포함한 동유럽권 국가들과 중동 국가들로부터 K-방산 제품 도입 및 현지 공동 생산을 제안하는 '러브콜'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거대한 수출 기회 속에서 DSRB 가입은 K-방산의 영토 확장에 결정적인 무기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K-방산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는 국내 수출입은행(수은)의 법정 자본금 한도 등 단일 국가 차원의 '금융 지원 한계'였다. 수조 원에서 수십조 원에 달하는 대형 방산 사업이나 현지 공동 생산 시설 구축의 경우, 구매국들은 무기 성능만큼이나 대규모 장기 대출·금융 패키지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K-방산·안보 전문가들의 시선이 캐나다 몬트리올에 본부 설립이 확정된 신설 다자개발금융기구인 DSRB로 쏠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최대 1,000억 파운드(약 180조~205조 원) 조달을 목표로 하는 이 거대 금융 플랫폼은 회원국들이 분담한 출자금(자본금)을 기반으로 글로벌 민간 자금을 대규모로 레버리지(Leverage)하여 동맹국 정부와 방산 기업에 장기·저리의 대출 및 신용보증을 제공하는 구조다.
현재 대한민국 정부 역시 DSRB 가입 및 출자 제안을 공식 검토 중이다. 캐나다 측 수석 협상대표인 이자벨 위동 캐나다 사업개발은행(BDC) CEO는 "한국과 매우 생산적인 논의를 진행해 왔으며, 한국의 가입 가능성은 반반(50 대 50)"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이 DSRB에 참여해 일정 지분을 확보하게 되면, 한국이 출자한 자본금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수배, 수십 배의 민간 자본을 끌어들이는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된다. 이 레버리지 자금이 루마니아 등 동유럽과 중동 국가들의 K-방산 플랫폼 도입 및 현지 공동 생산 대금으로 직접 치환될 수 있어, 국내 금융 재원의 한계를 뛰어넘는 폭발적인 수출 촉진 효과를 낳는다.
더욱이 이번 CPSP 기종 선정에서 캐나다 정부가 한국 한화오션을 예비 공급자로 지정하며 "독일과의 협상 결렬 시 독점 협상권을 자동 승계한다"고 명시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독일 TKMS가 캐나다 해군의 가혹한 요구 조건이나 자국 노동자·기업을 위한 경제적 과실 환원 조건을 맞추지 못해 협상이 장기화되거나 결렬될 경우, 한국은 DSRB라는 강력한 방산 금융 지원 체계를 등에 업고 즉각 본협상 테이블을 탈환할 수 있다.
설령 캐나다 본 사업이 독일의 최종 계약으로 끝나더라도, 캐나다 정부가 공식 문서상 한국을 독일, 노르웨이와 동격인 "신뢰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Trusted Strategic Partner)"로 선언한 만큼 향후 글로벌 해양방산 전면전의 입지는 공고하다.
페루 해군 함정 현대화 사업은 물론, 동유럽과 중동을 아우르는 차기 시장에서 DSRB의 다자간 금융 인프라는 K-방산의 신뢰도를 최고 등급으로 격상시키는 강력한 엔진이 될 전망이다.
방산 전문가들은 "NATO의 전통적 장벽은 여전히 높지만, 금융과 기술이 결합된 DSRB 플랫폼을 선점한다면 K-방산의 글로벌화는 동유럽과 중동을 넘어 무서운 속도로 점화될 것"이라며, "기술력과 국가적 다자금융 외교가 결합하는 '팀 코리아'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강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