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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1㎛도 허용 안 되는 ‘정밀함’…창원서 만든 ‘항공기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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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의 기자

승인 : 2026. 07. 0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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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토크렌치에 빨간불 뜨면 조립 처음부터…1㎛ 정밀도 지키는 항공엔진 생산현장
47년 축적 데이터로 '국산 엔진' 개발…KF-21·차세대 전투기까지 잇는 국산화 로드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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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진행된 '국산 장수명 항공엔진 최초 공개 미디어행사'에서 공개된 5500파운드 터보팬엔진(좌)과 1400마력 터보프롭엔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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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직원이 디지털트윈이 적용된 첨단 항공엔진 제작도구(치공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삑."

작업자가 디지털 토크렌치를 돌리자 모니터에 초록색 불이 켜졌다. 다음 볼트도 규정된 힘으로 조여지자 다시 초록불이 들어왔다. 하지만 기준값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화면은 즉시 빨간색으로 바뀐다. 그 순간 작업은 멈춘다. 이미 조립을 끝낸 공정도 처음부터 다시 확인해야 한다.

지난 7일 찾은 경남 창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1사업장. '항공기의 심장'으로 불리는 항공엔진은 작업자의 감(感)이 아니라 데이터와 숫자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조립라인에는 FA-50 경공격기에 들어가는 F404 엔진과 KF-21용 F414 엔진, 보잉 737 MAX와 에어버스 A320neo 엔진에 적용되는 립 케이스 등이 생산되고 있었다. 공장 안은 자동차 공장처럼 시끄럽지 않았다. 작업자들은 기계를 쉴 새 없이 돌리기보다 모니터를 확인하고 수치를 점검하는 시간이 더 길었다.

항공엔진은 자동차나 선박 엔진과 달리 극한의 환경에서 작동한다. 수만 개 부품이 초고온·초고압 속에서 초당 수백 차례 회전하는 만큼 조립 단계부터 오차를 허용하지 않는다.

공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작업자가 아니라 디지털트윈 기반 생산관리 시스템이었다. 작업자가 토크렌치를 사용할 때마다 조임 강도와 작업 이력이 실시간으로 저장됐다. 규정값을 벗어나면 즉시 경고가 울리고 다음 공정으로 넘어갈 수 없다.

박민우 스마트엔진가공공장 차장은 "항공엔진은 사람의 숙련도만 믿고 만들 수 있는 제품이 아니다"며 "누가 언제 어떤 힘으로 볼트를 조였는지까지 모두 데이터로 관리한다"고 말했다.

2024년 증축을 마친 창원 제1사업장은 지난해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스마트 항공엔진 생산기지다. 약 2400평 규모의 조립동과 2500평 규모 자동창고를 갖추고 KF-21과 FA-50 엔진 생산은 물론 차세대 독자 항공엔진 개발까지 맡고 있다.

현장에서 가장 자주 들은 단어는 '정밀도'다.

항공엔진 블레이드는 길이 3㎝ 안팎에 불과하지만 일부 핵심 부품은 1마이크로미터(㎛) 수준의 정밀 가공이 요구된다.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약 50분의 1이다. 연소기 내벽은 1㎜ 안팎 두께지만 영하 50~80도의 성층권과 수천도의 연소실을 동시에 견뎌야 한다.

가장 인상적인 부품은 일체형 블레이드 디스크(IBR)였다. 일반 엔진처럼 블레이드를 하나씩 조립하는 방식이 아니라 하나의 금속을 통째로 깎아 블레이드와 디스크를 동시에 만든다.

무게는 줄고 강성은 높아지지만 제작 난도는 훨씬 높다.

박 차장은 "AA건전지보다 작은 블레이드를 수십 장 동일한 형상으로 가공해야 한다"며 "조금이라도 오차가 발생하면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하는 대표적인 초정밀 부품"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엔진과 산업용 가스터빈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했다.

산업용 가스터빈은 외부 냉각설비를 활용할 수 있지만 항공엔진은 무게를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엔진 내부에서 스스로 열을 견뎌야 한다.

박 차장은 "산업용 엔진을 그대로 항공기에 적용하는 것은 비행기에 에어컨을 달고 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공장 한편에는 이날 처음 공개된 5500파운드급 터보팬 엔진과 1400마력급 터보프롭 엔진 시제품이 놓여 있었다.

길이 2m 남짓한 엔진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 엔진이 대한민국 항공엔진 독립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공장을 나서며 다시 조립라인을 바라봤다.

작업자는 여전히 토크렌치를 돌리고 있었고 모니터에는 초록색 표시가 하나씩 늘어나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히 볼트 하나를 조이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그 초록불 하나에는 47년 동안 축적된 생산 경험과 수만 번의 시험 데이터, 그리고 해외 기술 의존에서 벗어나 '항공기의 심장'을 우리 손으로 만들겠다는 도전이 담겨 있었다.

5500파운드급 터보팬 엔진과 1400마력급 터보프롭 엔진은 아직 시험 단계다.

이날 창원공장에서 확인한 것은 엔진 시제품이 아니었다. 대한민국이 항공엔진 독립을 향해 내디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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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직원이 엔진시운전 설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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