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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못 믿을 수소 정책에…철강·모빌리티·발전 탈탄소 ‘동시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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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승인 : 2026. 07. 0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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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PS 6분의 1축소에 '충격'
"수소 가격 턱없이 높아" 우려
모빌리티 수소 전환도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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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환원제철 전환을 위한 전기용융로ESF실험설비 전경./포스코
"우리나라는 수전해, 연료전지, 저장, 운송 등 상당한 수소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많은 기업들은 여전히 투자를 주저하고 있습니다.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시장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최근 국회에서 진행된 수소경제포럼에서 산업계 인사들은 급격한 정책 변화로 인한 고충을 토로했습니다. 수소 전환이라는 방향성은 분명하지만, 기업들이 통 큰 투자를 결정하기엔 시장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특히 발전업계는 청정수소발전의무화제도(CHPS)에 기대를 걸어왔는데요. 발전사들이 청정수소 발전 장기 계약을 기반으로 관련 투자를 이어가도록 한 제도입니다. 청정수소 시장을 여는 마중물 역할이 맡겨진 셈입니다.

그러나 정부가 올해 입찰시장 규모를 지난해(3000GWh)의 6분의 1 수준인 500GWh로 대폭 축소하면서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습니다. 연료전지, 수소터빈 등 발전 기자재 생산 기업들도 타격을 피할 수 없었죠.

발전 부문에서 수요 기반이 흔들리면, 청정수소 생산과 수급 역시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수소를 안정적으로 사줄 시장이 불확실한데, 관련 설비에 먼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결국 정부가 대규모 지원금을 투입하지 않는 이상, 청정수소 가격은 값비싸게 유지될 전망입니다.

탈탄소 전환이 시급한 철강·모빌리티 등 업계까지 연쇄적으로 발목이 잡힐까 우려스럽습니다. 철강업계는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하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유럽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글로벌 친환경 규제가 본격화한 만큼, 저탄소 생산 체계 전환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그러나 현재처럼 수소 가격이 kg당 1만원을 웃도는 수준에서는 상용화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모빌리티 업계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수소 상용차뿐 아니라 건설기계, 선박 등 여러 분야에서 탈탄소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수소 수급과 가격 전망이 불확실하다 보니 관련 제품을 출시하긴 쉽지 않습니다.

기업의 투자는 10년, 20년 앞을 내다보고 신중하게 이뤄집니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탈탄소의 길을 걷는 기업들에게 정부 정책은 사실상 유일한 이정표입니다. 이제는 시시각각 바뀌지 않는, 기업들이 의심 없이 따라갈 수 있는 일관된 방향성을 제시해야 할 때입니다.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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