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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왈 “프라하의 봄, 서울시향의 월드컵 개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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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6. 07. 08.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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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축제 역사상 첫 비유럽 오케스트라 개막무대
"영광이자 가장 큰 부담"
프레스살롱1_(c)서울시향
정재왈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 /서울시향
"프라하 봄 국제 음악 축제 개막공연은 서울시향의 월드컵 개막전과 같습니다. 영광이지만 가장 큰 부담이기도 합니다."

정재왈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는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크레디아 클래식클럽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7년 체코 '프라하 봄 국제 음악 축제' 개막 공연 초청의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서울시향은 80여 년 축제 역사상 처음으로 개막 무대에 오르는 비유럽권 교향악단이 된다.

서울시향은 2027년 5월 12일과 13일 프라하 시민회관 스메타나홀에서 체코 국민 작곡가 베드르지흐 스메타나의 연작 교향시 '나의 조국(Ma vlast)' 전곡을 연주한다. '프라하 봄 국제 음악 축제'는 매년 스메타나의 서거일인 5월 12일 이 작품으로 막을 올리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정 대표는 "유럽 중심으로 이어져 온 축제 역사에서 비유럽권 오케스트라가 개막 공연을 맡는 것은 서울시향이 처음"이라며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 체코 필하모닉 등 세계 정상급 악단들이 섰던 무대에 서울시향이 오르게 된 것은 한국 클래식 음악계에도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번 초청은 정 대표가 지난해 직접 축제 측과 접촉하면서 성사됐다. 그는 "프라하를 찾아 예술감독과 프로그램 디렉터를 만나 서울시향이 축제에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이후 집행부가 바뀌는 과정에서도 협의를 이어갔다"며 "지난해 말 개막 공연 출연이 최종 확정됐다"고 밝혔다.

체코
'프라하 봄 국제 음악 축제'가 열리는 공연장 모습. /서울시향
당초에는 축제 참가를 타진했지만 협의 과정에서 개막 공연을 제안받았고, 축제의 전통에 따라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을 연주하기로 했다.

정 대표는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도 처음에는 부담을 느꼈다"며 "지휘자마다 선호하는 레퍼토리가 있는데 '나의 조국'은 체코인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작품이라 쉽지 않은 무대다. 하지만 맡은 이상 누구보다 훌륭하게 해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공연이 서울시향의 위상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 축제는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들이 경쟁하듯 모이는 무대입니다. 개막 공연은 월드컵 개막전과 같은 자리입니다. 서울시향의 음악적 역량이 세계 무대에서 그대로 평가받게 됩니다. 그래서 영광이면서도 가장 큰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서울시향은 이번 프라하 공연을 포함해 중부 유럽 투어도 추진 중이다. 빈 콘체르트하우스 공연을 시작으로 로마, 프라하 등으로 이어지는 일정이 유력하다. 올해 8월에는 스페인 산세바스티안과 이탈리아 메라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을 도는 유럽 투어도 앞두고 있다.

정 대표는 해외 공연의 위상도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우리 예산만으로 해외에 나가는 시대는 지났다"며 "프라하 봄 축제도 체류비 전액은 물론 상당한 수준의 출연료를 받는다. 국내 어떤 예술단체보다 경쟁력 있는 조건으로 해외 공연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향
서울시향 연주 모습. /서울시향
서울시향의 정체성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를 지향한다고 해서 한국성을 잃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정 대표는 "서울시향은 대한민국과 서울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라며 "클래식은 세계 공통의 레퍼토리로 경쟁하는 장르인 만큼 국제무대에서 인정받는 것이 곧 한국 오케스트라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 투어에서도 한국 연주자와 한국 작곡가의 작품을 꾸준히 소개하며 한국 음악의 존재감을 넓혀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초청이 서울시향만의 성과를 넘어 K-클래식의 위상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예전에는 한국을 설명해야 했다면 지금은 다릅니다. 축제 관계자들은 서울시향과 한국 음악계의 수준을 이미 잘 알고 있었습니다. K-컬처가 쌓아온 신뢰 위에서 서울시향도 자연스럽게 세계 무대의 초청을 받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생각합니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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