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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만난 사극…‘동궁’ 인기 이끈 장르 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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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26. 07. 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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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에 오컬트·한국 설화 더해…꺼먹살이도 인기
남주혁·노윤서·조승우, 연기 시너지로 몰입감 더해
남주혁
'동궁' 남주혁/넷플릭스
익숙한 사극에 귀신과 저주가 들어왔다. 궁궐에 오컬트와 미스터리, 액션을 더한 넷플릭스 시리즈 '동궁'이 장르를 넘나드는 재미로 국내외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7일 공개된 '동궁'은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비영어권 TV쇼 부문 2위에 올랐다. 귀(鬼)의 세계를 넘나드는 구천(남주혁)과 귀신의 소리를 듣는 궁녀 생강(노윤서)이 왕(조승우)의 부름을 받고 동궁에 깃든 저주를 파헤치는 이야기다.

'동궁'은 익숙한 사극의 틀에 오컬트를 결합했다. 사극에 장르물을 더하는 시도 자체는 새롭지 않다. 앞서 넷플릭스 '킹덤'은 조선시대에 좀비를 등장시켜 사극과 크리처물을 결합해 화제를 모았다. 궁중의 권력 다툼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역병과 함께 궁 밖으로 뻗어나가며 생존과 추격의 긴장감을 키웠다.

반면 '동궁'은 외부에서 밀려드는 위협보다 왕실 내부의 저주와 비밀을 쫓는다. 궁궐을 오컬트 미스터리의 중심에 놓고 높은 담장과 수많은 문으로 둘러싸인 공간의 폐쇄성을 비밀을 감추는 장치로 활용했다. 현실과 귀의 세계가 교차하면서 익숙했던 궁궐도 낯설어진다.

공간뿐 아니라 그 안에 등장하는 존재도 다른 방식으로 활용한다. '킹덤'의 좀비가 역병의 확산과 생존의 공포를 키웠다면 '동궁'의 귀신에게는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그 사연을 따라가면 왕실이 감춰온 과거와 살아 있는 사람들의 욕망에 닿는다. 귀신은 공포의 대상이자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실마리가 된다.

이러한 귀신 이야기에 한국적인 오컬트 소재가 더해지면서 작품의 색깔도 선명해진다. 구천은 복숭아나무 가지로 귀신을 베고 생강은 귀신의 목소리를 듣는다. 귀신과 저주, 부적 등 설화와 무속에서 접해온 요소를 미스터리와 판타지에 녹여 서양 오컬트와는 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익숙한 전통 소재를 현대적인 장르 문법으로 풀어낸 점도 국내외 시청자들이 어렵지 않게 작품의 세계관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한다.

꺼먹살이
꺼먹살이(왼)·남주혁/넷플릭스
동궁
'동궁' 남주혁/이다혜
귀신과 저주가 만드는 무거운 분위기만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구천을 따르는 귀매 꺼먹살이는 친근하고 귀여운 매력으로 '조선 그루트'라는 별칭을 얻으며 국내외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온라인에서도 관련 밈, 패러디 등이 등장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여러 장르와 캐릭터가 뒤섞인 이야기는 배우들의 연기로 중심을 잡는다. 남주혁은 귀신과 맞서는 구천의 액션과 내면을 오가고, 노윤서는 생강의 불안과 단단함을 보여준다. 조승우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왕으로 긴장감을 더한다.

전문가들은 익숙한 사극에 오컬트와 미스터리를 결합한 장르적 변주와 한국적인 소재의 활용에 주목했다. 박송아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에는 고증이 사극의 완성도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었다면, 지금은 시청자들이 역사적 사실보다 새로운 경험을 기대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OTT의 영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면서 로맨스, 오컬트, 스릴러, 미스터리 등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사극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설화와 무속, 귀신 이야기는 국내에서는 익숙한 문화적 정서를 자극하면서 해외에서는 독창적인 세계관으로 받아들여진다"며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는 지역성이 곧 차별성이 되는 만큼 한국적인 소재를 현대적인 연출과 장르 문법으로 풀어내는 것이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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