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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운송의 ‘주역’…벌크선이 지탱하는 ‘세계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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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승인 : 2026. 07. 2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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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기간산업 떠받치는 숨은 주역
HD현대삼호·HJ중공업 등 중·대형 벌크선 건조
벌크선
/해당 이미지는 AI가 만들었습니다.
철광석과 석탄, 곡물, 시멘트. 우리의 일상과 산업을 움직이는 핵심 원자재 대부분은 포장되지 않은 채 바다를 건넌다. 이처럼 컨테이너에 담지 않은 화물을 대량으로 실어 나르는 선박이 바로 '벌크선(Bulk Carrier)'이다.

컨테이너선이 가전제품이나 의류, 자동차 부품 등 소비재와 완제품을 운송하는 '최종 물류'라면, 벌크선은 철강·발전·식품산업의 출발점이 되는 원자재를 공급하는 '산업의 동맥'이다. 화려한 초대형 컨테이너선이나 LNG운반선에 비해 주목도는 낮지만, 글로벌 공급망과 국가 기간산업을 떠받치는 숨은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 철광석→곡물까지…'바다 위 원자재 창고'

벌크선은 재화중량톤수(DWT·Deadweight Tonnage)로 규모를 구분한다. DWT는 선박이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 최대 적재 능력을 의미하며 화물뿐 아니라 연료와 담수, 식량, 선원 등 운항에 필요한 모든 무게를 포함한다.

업계에서는 △4만DWT 이하의 핸디사이즈 △4만~6만DWT의 핸디막스·수프라막스 △6만~10만DWT 파나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최대 크기인 파나막스 △10만~18만DWT의 케이프사이즈 △20만~40만DWT의 초대형 벌크선(VLOC) 등으로 구분한다.

운송 품목도 다양하다. 철광석과 석탄은 물론 곡물, 시멘트 원료, 비료 원료, 보크사이트, 니켈광석 등 산업 전반에 필요한 기초 원자재를 실어 나른다. 벌크선의 운항이 멈추면 철강 생산은 물론 발전과 식품 제조, 건설 현장까지 연쇄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단순한 선박 아니다…친환경 기술이 경쟁력

국내 조선 '빅3'의 수주 포트폴리오에서 벌크선 비중은 LNG운반선이나 초대형 컨테이너선보다 크지 않다. 그럼에도 안정적인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벌크선은 화물을 싣는 대형 화물창과 갑판 위 해치커버가 대부분을 차지해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다. 액화가스 저장탱크나 초저온 설비, 복잡한 화물 고정장치가 필요한 LNG운반선이나 컨테이너선과는 성격이 다르다.

그러나 시장의 경쟁 기준은 더 이상 단순한 건조 비용이 아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연료 효율과 탄소배출 저감 성능이 수주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대표적인 것이 탄소집약도지수(CII) 제도다. CII는 선박의 탄소배출 효율을 A~E등급으로 평가하며, 3년 연속 D등급 또는 한 차례 E등급을 받은 선박은 개선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중연료(DF) 엔진과 공기윤활시스템(ALS), 축발전기(Shaft Generator), 에너지 절감형 선형(Hull Form) 등을 적용한 친환경 벌크선 발주가 빠르게 늘고 있다. 벌크선 역시 이제는 친환경 기술력이 곧 경쟁력이 되는 시대를 맞고 있다.

◇ 국가 기간산업 떠받치는 '벌크선사'

벌크선은 국내 철강과 발전, 식품산업의 원자재 공급망을 책임지는 핵심 인프라이기도 하다.

국내 최대 벌크선사인 팬오션은 철광석과 석탄은 물론 옥수수·밀·대두 등 곡물을 세계 각지에서 국내로 운송하며 제철·사료·식품산업의 공급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대한해운 역시 포스코와 한국전력 발전 자회사, 한국가스공사 등을 대상으로 철광석과 석탄 장기운송계약(COA)을 체결해 제철과 발전 산업의 안정적인 원료 수송을 맡고 있다. 장기계약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강점이다.

이 밖에도 국내 중견 해운사들은 시멘트와 비료 원료, 각종 광물을 운송하며 국내 제조업 전반의 원자재 공급망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선이 소비재를 운송한다면 벌크선은 철강과 발전, 식품산업 등 국가 기간산업에 필요한 원자재를 실어 나르는 산업의 출발점"이라며 "벌크선이 멈추면 공급망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앞으로 벌크선 시장의 경쟁력은 원자재 공급망 안정성과 친환경 기술을 얼마나 동시에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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