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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자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은 인간 생명의 존엄과 내면의 에너지다. 그는 인체를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 생명의 근원적인 힘과 정신성을 조형 언어로 압축해 표현했다. 이러한 작품 세계는 '생명주의 미학'으로 불리며 한국 현대조각의 중요한 흐름을 형성했다.
1975년 제작된 'Torso'는 이러한 조형 세계를 잘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머리와 팔다리를 과감히 생략한 인체의 몸통만으로 생명의 응축된 에너지와 존재감을 드러낸 작품이다. 매끈하게 연마된 스테인리스 스틸의 곡면은 빛과 주변 풍경을 끌어안으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표정을 만들어낸다. 절제된 형태 속에서도 부드러운 곡선과 팽팽한 긴장감이 공존하며 여성성과 생명력을 동시에 담아낸다.
윤영자는 대형 기념조형물과 공공미술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행주산성 권율장군 행주대첩비, 다산 정약용 선생 동상, 한국기독교 100주년 기념탑 등을 제작하며 한국 근현대사의 기억을 조각으로 남겼다. 1992년 보관문화훈장, 1997년 대한민국예술원상 등을 받았으며,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시립미술관 등 주요 기관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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