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밀착' 내세운 자치경찰제 '불똥'
순환인사제 도입도 악재
"자치·수사 분리한 제도 개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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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경찰청에 따르면 같은 경찰서에서 10년 이상 장기 근무한 경찰관, 일명 향찰은 전국적으로 1만7130명에 이른다.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경찰인 그의 아버지 장모경감 등 지역 경찰의 유착 문제, 일명 '향찰' 폐단이 드러나자 전국 경찰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다.
자치경찰제 역시 '장윤기 사건'의 여파에 직면했다. 경찰들의 지역 유착이 인맥 중심의 이해충돌이나 향찰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며 지역 밀착이라는 자치경찰제의 명분마저 흔들리는 상황이다.
자치경찰제는 2021년 7월 지방분권과 주민 밀착형 치안 강화를 목표로 본격적인 첫발을 뗐다. 중앙에 독점된 치안 권한을 지자체로 분권해 지역 사정을 잘 아는 경찰이 주민 밀착형 치안을 구현하고 각 지역의 특성에 맞춘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실제 운영 과정에서 예산·인력·수사권 등 실질적 권한의 한계에 직면하며 '무늬만 자치'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재명 정부는 자치경찰제의 실질적 안착을 국정과제로 선정하며 제도 개혁의 속도를 높였다.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권한을 나누는 이원화 모델 도입 등 '2028년 자치경찰제 전면 시행'을 내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와 경찰청, 지자체 간의 이해관계 대립 속에서 권한 이양이 속도를 내지 못하며 실질적인 변화의 움직임은 미미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와 경찰 수뇌부는 경찰의 지역 유착을 방지하겠다며 '순환인사제'까지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순환인사제는 비리 끊기를 위한 불가피한 처방이라는 평가와 동시에 자치경찰의 근본 취지와 충돌하는 역설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사정에 정통한 경찰관이 장기 근무하며 맞춤형 치안을 제공한다는 자치경찰의 목적과 1~2년 주기로 근무지를 옮겨야 하는 순환인사제가 제도적으로 상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자치경찰과 수사경찰을 구분한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번 향찰 논란이 자치경찰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순환인사제 역시 주민 친화가 필요한 영역과 공정함이 필수적인 수사 영역을 구분해 도입해야지 일괄적으로 시행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