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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ADR인데…하이닉스는 프리미엄, 금융지주는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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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기자

승인 : 2026. 08. 0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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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원주 대비 20%↑…우리금융은 본주가 더 높아
글로벌 성장성·밸류에이션이 관건…M&A 활용 가능성 거론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국내 본주 대비 20% 넘는 프리미엄을 형성한 반면, 국내 금융지주 ADR은 본주와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금융지주들은 20여년 전 글로벌 투자자 유치를 목적으로 ADR을 발행했지만, 충분한 해외 투자 수요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같은 ADR이라도 기업의 성장성과 글로벌 투자 수요에 따라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ADR 상장 자체가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은 아니며, 글로벌 투자자가 해당 기업을 얼마나 매력적으로 평가하느냐가 프리미엄 형성 여부를 결정한다고 평가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SK하이닉스 ADR은 143.7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 1444.3원을 적용하면 SK하이닉스 ADR은 국내 본주 대비 약 20.8%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14일에는 ADR 프리미엄이 51%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ADR은 해외 투자자가 현지 시장에서 외국 기업 주식에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든 증권이다. SK하이닉스 ADR에 프리미엄이 붙은 배경에는 AI 반도체에 대한 글로벌 성장 기대가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고, 미국 시장 접근성을 높인 ADR이 투자 경로로 활용됐다는 분석이다.

금융지주 ADR은 외환위기 이후 해외 투자자 신뢰 회복과 글로벌 자금 유입을 목적으로 도입됐다. KB금융은 2000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ADR을 상장했고, 신한금융과 우리금융도 2003년 ADR을 도입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기준 KB금융 ADR은 국내 주가 대비 약 1%, 신한금융 ADR은 약 0.3% 높은 수준에 거래됐고, 우리금융 ADR은 오히려 약 1.2% 낮았다. 결국 금융지주 ADR은 뚜렷한 재평가 효과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금융주는 성장주보다는 배당주 성격이 강한 만큼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제한적이었고, 국내 증시에서 받았던 낮은 밸류에이션이 해외 시장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해외 투자자 유치를 위해 도입했던 금융지주 ADR이 현재는 뚜렷한 재평가 효과를 만들지 못하면서 '계륵'에 가까운 상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금융주에 투자하는 외국인은 대부분 글로벌 기관투자가인데, ADR은 미국 내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투자자층 자체가 다르다"며 "미국 시장에서 금융지주를 새롭게 사고 싶은 수요가 충분하지 않으면 ADR 프리미엄이 형성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투자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ADR 유지에 따른 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미국 시장 상장에 따른 공시 의무와 법률 자문, 주주 대응 등에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대비 효과를 따져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ADR 프리미엄은 시장에서 특정 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미국 투자자들이 해당 주식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생길 때 형성된다"며 "사고 싶은 주식인데 미국 투자자가 직접 접근하기 어려울 때 ADR이 활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DR이라는 형식보다 결국 기업 자체에 대한 글로벌 투자 수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ADR의 활용 가치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해외에서는 스페인 은행 산탄데르처럼 ADR을 활용해 글로벌 인수합병(M&A)에 나선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팀장은 "과거 국내 금융지주는 PBR 0.3배 수준으로 주식을 활용한 M&A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며 "향후 밸류에이션 개선과 함께 명확한 성장 기회가 있다면 ADR은 활용 가능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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