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의 땅 보니파스에서 울린 냉전의 엄혹한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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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합사 주요 지휘관들과 유가족, JSA 경비대대 장병들이 참석한 가운데, 참가자들은 사건 현장에 세워진 추모비 앞에 헌화하고 묵념을 올리며 미루나무 아래서 희생된 두 영웅의 넋을 기렸다.
희생된 보니파스 대위의 이름을 딴 부대 연병장에는 "맨 앞에서(In Front of Them All)"라는 부대 슬로건이 거친 바람 속에 펄럭였다.
1976년 8월 18일 오전 10시 45분. 제3초소 인근에서 미군 장교 2명과 한미 합동 작업반이 미루나무 가지치기 작업에 나섰다.
남북 한계선이 명확히 구획되지 않았던 당시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시야를 가리는 나무 한 그루를 베어내려던 지극히 평범한 군사 업무였다.
하지만 그 평화로운 일상은 북한군 30여 명의 기습과 번뜩이는 도끼날 아래 참혹하게 짓밟혔다. 미 2사단 소속 아서 보니파스 대위와 마크 바렛 중위가 차가운 땅바닥에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이 어처구니없고 야만적인 도끼만행사건은 한반도를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전쟁 직전의 위기로 몰아넣었다.
미국은 즉각 데프콘 3를 발령하고 미드웨이 항공모함과 B-52 전략폭격기를 전진 배치하는 등 강력한 응징태세인 '폴 버니언 작전'에 돌입했다. 남북 간의 정전체제가 얼마나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는지 온 세계가 똑똑히 목격한 순간이었다.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곳은 단 1초도 방심할 수 없는 진짜 전장입니다."
현장에서 만난 한미연합사 관계자의 목소리에는 날 선 경계심이 서려 있었다. 미루나무는 작전 당시 그루터기만 남은 채 베어져 사라졌지만, 그 자리에 그어진 '콘크리트 분계선'은 여전히 남과 북을 거칠게 가르고 있다.
상호 불가침을 약속하는 수많은 담화와 회담이 스쳐 지났지만, 냉전의 가장 어두운 유산은 이곳 캠프 보니파스에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 숨 쉬고 있다.
희생자들의 피로 물들었던 그날의 땅 위에 서서 다시금 한반도의 평화를 묻는다.
도끼만행사건 50주년을 맞이한 오늘, 캠프 보니파스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평화는 결코 공짜로 주어지지 않으며, 잊힌 역사 속에서 방심하는 순간 비극은 언제든 다른 얼굴로 찾아올 수 있다는 엄혹한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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