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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O 플랫폼 협약이 던진 숙제…근로자추정제·기본법 놓고 해법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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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김남형 기자

승인 : 2026. 08. 1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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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노동자 지위 무관 보호…국내 법제 정비 과제
기존 노동법 확대·기본법 제정 놓고 시각차
알고리즘 관리·사용자 책임도 입법 쟁점
사용자대표 반대표…비준·국내 입법 병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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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배달원이 주문 음식을 오토바이에 싣고 있다./연합뉴스
국제노동기구(ILO)가 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첫 국제노동기준을 마련하면서 국내 노동법 체계도 정비 과제를 떠안게 됐다. 정부가 추진 중인 '일하는 사람 기본법'과 근로자추정제가 핵심 수단으로 떠오른 가운데 기존 근로기준법의 적용 범위를 넓힐지 별도 기본법을 중심으로 보호체계를 짤지를 두고 노동계와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18일 노동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채택된 ILO 제193호 협약은 고용상 지위와 관계없이 플랫폼을 통해 일하는 사람을 폭넓게 보호 대상으로 두고 산업안전과 사회보장, 알고리즘 관리 등에 대한 기준을 제시했다. 다만 플랫폼 노동자를 모두 근로자로 인정하도록 한 것은 아니며, 협약을 보완할 권고도 심의 시간 부족으로 채택되지 못해 구체적인 보호 방식 상당 부분이 각국의 입법과 제도 설계에 맡겨졌다.

이날 고용노동부가 개최한 'ILO 플랫폼 노동 협약의 의미와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는 국내 이행 방식을 둘러싼 법·제도 개선 방향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가장 큰 쟁점은 이를 어떤 법체계에 담을지다. 박귀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플랫폼노동과 같은 다양하고 새로운 노동형태를 기존 법령만으로 획일적으로 규율하기는 어렵다"며 "현재로서는 일하는 사람 기본법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법만으로 충분한 수준의 보호와 규율이 가능한 것은 아니며, 기본법을 토대로 개별 법령과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노동현장에서는 근로기준법상 보호 범위를 우선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언직 노동공제연합 풀빵 연구원장은 "근로기준법 제2조에 '근로자 추정제'를 명시하고, 그럼에도 포괄되지 않는 노무제공자를 위해 '일하는 사람 기본법'을 병행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과, 별도의 기본법 제정은 '제3의 범주'를 신설해 보호 수준을 축소할 수 있다는 의견으로 나뉘고 있다"고 말했다.

근로자추정제는 계약 명칭보다 실제 노무제공 관계를 중심으로 근로자성을 판단하도록 하는 제도다. ILO 협약 역시 고용상 지위를 분류할 때 노무제공과 보수 지급 등 사실관계를 우선하는 이른바 '사실 우선의 원칙'을 반영하고 있어 정부가 추진 중인 '가짜 3.3' 감독과 근로자추정제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기본법만으로는 권리와 의무, 집행체계를 구체화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박은정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일하는 사람 기본법은 정책적 방향성을 제시하는 기본법으로서 권리의무 관계가 구체적이지 않고 집행 체계가 담보돼 있지 않다"며 "기본법 제정을 필두로 구체적인 내용을 정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의 범위는 인공지능(AI)과 알고리즘을 활용한 노동관리로도 넓어진다. 협약은 플랫폼이 알고리즘을 이용해 업무를 배정하거나 노동자를 평가할 경우 그 활용 사실과 영향을 알리고, 중대한 불이익 결정에는 사람의 관여를 통한 설명과 재검토 절차를 두도록 했다. 국내 AI·개인정보 법제는 개인 단위 권리 보호에 초점을 두고 있어 노동자대표에게 알고리즘 정보를 제공하고 협의하는 집단적 장치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최경진 가천대 교수는 "협약 이행에서 진정한 신규 입법 수요는 알고리즘 관리에 대한 집단적 정보제공과 협의의 통로를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가에 있다"고 짚었다.

책임 주체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도 국내법이 풀어야 할 문제다. 플랫폼이 일감을 배정하거나 단가를 정하면서 실제 계약이나 보수 지급은 별도 업체가 맡는 구조에서는 기존 단일 사용자 개념만으로 책임 소재를 가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박현호 경기비정규직지원센터장은 "근로자성 범위를 넓히는 것과 함께 사용자 또는 책임자의 범위도 현실의 산업구조에 맞게 재구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입법 과정에서는 노사 간 입장차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협약 최종 표결에서 한국 정부대표와 노동자대표는 찬성한 반면 사용자대표는 반대표를 던졌다. 협약이 세부 규율 상당 부분을 국내에 맡긴 만큼 향후 구체적인 입법 과정에서 노사 간 이견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비준과 국내 입법을 어떤 순서로 추진할지를 두고도 의견이 갈린다. 신 원장은 "선비준 후입법과 선입법 후비준에 대한 대립은 소모적"이라며 "비준 동의안과 관련 국내법 개정안을 함께 제출해 패키지로 병행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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