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치료 어려운 폐섬유증 동반 폐암…삼성서울병원, 양성자 치료 새 선택지 제시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819010006123

글자크기

닫기

강혜원 기자

승인 : 2026. 08. 19. 13:36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초기 환자 1년 생존율 80.6% 기록
기존 엑스선 치료 대비 폐독성 위험 낮춰
3기 이상 진행성 폐암은 신중한 접근 필요
표홍렬-노재명-양경미-신현주-교수
표홍렬, 노재명, 양경미, 신현주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삼성서울병원
특발성 폐섬유증(IPF)을 동반해 방사선 치료가 어려웠던 폐암 환자에게 양성자 치료가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초기 폐암에서는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진행성 폐암에서는 폐독성 위험이 여전히 높아 환자 상태를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홍렬·노재명·양경미·신현주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연구팀은 특발성 폐섬유증을 동반한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양성자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방사선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유럽방사선종양학회지(Radiotherapy and Oncology, IF=5.3)' 최근호에 게재됐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폐가 딱딱하게 굳어가는 원인 불명의 만성 질환이다. 일반인보다 폐암 발생 위험이 높지만, 이미 손상된 폐가 방사선을 견디지 못해 급격히 악화되는 중증 폐독성 위험이 커 치료가 쉽지 않다. 실제 기존 엑스선 방사선 치료에서는 특발성 폐섬유증을 동반한 폐암 환자의 20~50%가 중증 폐독성을 겪는 것으로 보고돼 왔다.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양성자 치료에 주목했다. 양성자는 암 조직에 방사선을 집중하면서 주변 정상 폐 조직에 전달되는 방사선량을 줄일 수 있어 폐 기능이 떨어진 환자의 치료 부담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2020년 6월부터 2023년 8월까지 특발성 폐섬유증을 동반한 비소세포폐암 환자 41명을 분석했다. 환자들의 연령 중앙값은 70세였으며, 폐 확산능(DLCO)이 정상의 45% 수준에 그칠 정도로 폐 기능이 크게 저하된 고위험군이었다.

분석 결과 초기 폐암 환자에서는 양성자 치료의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가 나타났다. 초기 폐암 환자 32명 중 3등급 이상 중증 폐독성을 겪은 환자는 9.4%였다. 기존 엑스선 방사선 치료에서 보고된 20~50%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치료 효과도 확인됐다. 초기 폐암 환자의 1년 생존율은 80.6%였으며, 전체 환자의 1년 국소 종양 제어율은 93.2%를 기록했다.

연구팀은 양성자의 물리적 특성이 이러한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양성자는 특정 깊이에서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방출하는 '브래그 피크' 특성으로 암 조직 밖의 정상 조직에 전달되는 방사선량을 엑스선보다 줄일 수 있다.

특히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는 정상 폐 조직이 저선량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중증 폐독성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정상 폐에 전달되는 방사선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다만 3기 이상 진행성 폐암에서는 양성자 치료에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3기 폐암 환자 9명 중 4명(44.4%)에게서 중증 폐독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발성 폐섬유증 자체가 중증(GAP 2~3기)이면서 3기 폐암인 환자군에서는 발생률이 57.1%까지 높아졌다.

항암제 병용 여부에 따라서도 차이가 컸다. 항암제를 함께 투여한 환자군의 중증 폐독성 발생률은 50%로, 방사선 단독 치료군의 6.5%보다 높았다.

연구팀은 진행성 폐암이거나 폐섬유증이 심한 환자의 경우 다학제 논의를 거쳐 완화 목적의 방사선 치료나 항암 단독 치료 등 다른 선택지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재명 교수는 "특발성 폐섬유증을 동반한 폐암은 치료 자체가 어려워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영역"이라며 "이번 연구는 초기 환자라면 양성자 치료로 안전하게 완치를 시도할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하는 동시에, 어떤 환자에게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까지 함께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표홍렬 교수는 "병기와 특발성 폐섬유증 중증도를 함께 고려한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운다면 더 많은 환자가 치료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향후 추가 환자 등록과 후속 연구를 통해 폐암 병기와 폐섬유증 중증도를 함께 고려한 맞춤형 치료 기준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강혜원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