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엑스선 치료 대비 폐독성 위험 낮춰
3기 이상 진행성 폐암은 신중한 접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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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홍렬·노재명·양경미·신현주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연구팀은 특발성 폐섬유증을 동반한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양성자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방사선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유럽방사선종양학회지(Radiotherapy and Oncology, IF=5.3)' 최근호에 게재됐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폐가 딱딱하게 굳어가는 원인 불명의 만성 질환이다. 일반인보다 폐암 발생 위험이 높지만, 이미 손상된 폐가 방사선을 견디지 못해 급격히 악화되는 중증 폐독성 위험이 커 치료가 쉽지 않다. 실제 기존 엑스선 방사선 치료에서는 특발성 폐섬유증을 동반한 폐암 환자의 20~50%가 중증 폐독성을 겪는 것으로 보고돼 왔다.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양성자 치료에 주목했다. 양성자는 암 조직에 방사선을 집중하면서 주변 정상 폐 조직에 전달되는 방사선량을 줄일 수 있어 폐 기능이 떨어진 환자의 치료 부담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2020년 6월부터 2023년 8월까지 특발성 폐섬유증을 동반한 비소세포폐암 환자 41명을 분석했다. 환자들의 연령 중앙값은 70세였으며, 폐 확산능(DLCO)이 정상의 45% 수준에 그칠 정도로 폐 기능이 크게 저하된 고위험군이었다.
분석 결과 초기 폐암 환자에서는 양성자 치료의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가 나타났다. 초기 폐암 환자 32명 중 3등급 이상 중증 폐독성을 겪은 환자는 9.4%였다. 기존 엑스선 방사선 치료에서 보고된 20~50%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치료 효과도 확인됐다. 초기 폐암 환자의 1년 생존율은 80.6%였으며, 전체 환자의 1년 국소 종양 제어율은 93.2%를 기록했다.
연구팀은 양성자의 물리적 특성이 이러한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양성자는 특정 깊이에서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방출하는 '브래그 피크' 특성으로 암 조직 밖의 정상 조직에 전달되는 방사선량을 엑스선보다 줄일 수 있다.
특히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는 정상 폐 조직이 저선량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중증 폐독성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정상 폐에 전달되는 방사선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다만 3기 이상 진행성 폐암에서는 양성자 치료에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3기 폐암 환자 9명 중 4명(44.4%)에게서 중증 폐독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발성 폐섬유증 자체가 중증(GAP 2~3기)이면서 3기 폐암인 환자군에서는 발생률이 57.1%까지 높아졌다.
항암제 병용 여부에 따라서도 차이가 컸다. 항암제를 함께 투여한 환자군의 중증 폐독성 발생률은 50%로, 방사선 단독 치료군의 6.5%보다 높았다.
연구팀은 진행성 폐암이거나 폐섬유증이 심한 환자의 경우 다학제 논의를 거쳐 완화 목적의 방사선 치료나 항암 단독 치료 등 다른 선택지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재명 교수는 "특발성 폐섬유증을 동반한 폐암은 치료 자체가 어려워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영역"이라며 "이번 연구는 초기 환자라면 양성자 치료로 안전하게 완치를 시도할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하는 동시에, 어떤 환자에게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까지 함께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표홍렬 교수는 "병기와 특발성 폐섬유증 중증도를 함께 고려한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운다면 더 많은 환자가 치료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향후 추가 환자 등록과 후속 연구를 통해 폐암 병기와 폐섬유증 중증도를 함께 고려한 맞춤형 치료 기준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