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중국 VLCC 운임 14만달러…장기화 땐 별도 시장 정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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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을 비롯해 중동산 원유를 운송하는 국내 선사 대부분이 지난 5~6월부터 이 방식을 활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쟁을 피해 시작된 우회 운송이 별도의 항로와 운임이 형성된 '전쟁 환적시장'으로 발전하는 모습이다.
1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은 산유국 측 선박이 호르무즈해협 밖으로 운송한 원유를 오만만과 푸자이라 인근 해역에서 넘겨받아 최종 목적지로 운송하는 STS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HMM 관계자는 "호르무즈해협 안쪽으로 들어가기가 어려워지면서 산유국들이 셔틀 방식으로 원유를 오만·푸자이라 인근까지 운송하고, 외항 유조선이 이를 STS 방식으로 넘겨받고 있다"며 "HMM을 포함해 중동에서 원유를 운송하는 국내외 선사 대부분이 최근 이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호르무즈뿐 아니라 홍해의 바브엘만데브해협도 후티 반군의 위협으로 통항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산유국이 원유를 해협 밖으로 내보내거나 유조선이 수에즈운하와 희망봉 등으로 우회하는 방식이 지난 5~6월부터 확산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선사들도 STS 운송 확대에 나섰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국영선사인 코스코해운에너지운수와 차이나머천츠에너지해운은 지난달 말부터 자사 유조선의 호르무즈해협과 바브엘만데브해협 진입을 줄이고 오만·푸자이라 인근에서 원유를 넘겨받고 있다.
두 회사는 100척 이상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운용하며 전쟁 이전 중국의 중동산 원유 수입량 가운데 약 절반을 운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코스코 소속 VLCC 4척과 차이나머천츠 소속 선박 1척이 푸자이라에서 STS 방식으로 원유를 실었다. 8월부터 9월 중순까지는 양사가 각각 10여척을 호르무즈 밖 환적에 투입할 계획이다.
환적 물량도 빠르게 늘고 있다. 원자재 정보업체 Kpler에 따르면 중국·홍콩계 선박이 오만만에서 STS 방식으로 넘겨받은 원유는 지난 4~5월 사실상 없었지만 6~7월에는 하루 60만배럴을 넘어섰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도 9월 인도분 아랍 미디엄과 아랍 헤비 원유 일부를 푸자이라 앞바다에서 환적하는 방안을 아시아 정유사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STS가 단순한 임시방편을 넘어 독립적인 운송시장으로 자리 잡는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 S&P글로벌 플래츠는 이달 3일부터 오만만에서 동북아시아로 향하는 VLCC·수에즈막스·아프라막스 등의 운임 평가를 새롭게 시작했다. 지난 3~7월 오만만에서 극동아시아로 운송된 원유와 중유 등 더티 화물은 352건 이상으로 집계됐다.
전쟁 위험이 운임에 반영되면서 운송 수익성도 크게 높아졌다. 오만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VLCC의 하루 운임은 최근 14만달러 수준으로 평가됐다. 선박 운항비를 제외한 하루 마진은 약 11만달러로 추산돼 전쟁 전 유사 항로의 3만~4만달러보다 크게 높아졌다.
HMM은 장기계약을 기반으로 중동을 비롯해 서아프리카·카리브해 등에서 한국과 중국으로 원유를 운송하고 있다. 중동산 원유를 둘러싼 해상 운송 환경이 급변하면서 기존 직항 중심의 운송 구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진 셈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와 홍해의 통항 불안이 장기화할수록 산유국 터미널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셔틀 운송, 해상 환적, 동북아 장거리 운송이 분업화될 것"이라며 "안전한 환적 해역과 VLCC, 장기 화물계약을 먼저 확보한 선사가 새롭게 형성되는 전쟁 환적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