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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메리츠 장원재 야심작 ‘모음’ 써보니…디자인이 ‘토스證 판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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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삭 기자

승인 : 2026. 09. 0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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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모음_1
왼쪽은 토스증권, 오른쪽은 메리츠증권 '모음(MOUM)' 화면
박이삭님 크랍
메리츠증권의 새 글로벌 금융 플랫폼 '모음(MOUM)'이 이틀 전 정식 출시됐습니다. 해외 투자자들이 모인 커뮤니티·투자에 특화된 인공지능(AI) 등 기능적으로 진보한 부분이 여럿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놀랐던 건 검색 방식이었습니다. 정확한 기업명을 몰라도 화장품·과자·콜라처럼 일상에서 흔히 쓰는 보통명사로 검색하면 관련 종목과 투자 정보가 곧바로 나열됐습니다.

그럼에도 토스증권을 쓰는 듯한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습니다. 문제는 디자인이었습니다. 개별 종목의 시세와 호가를 보여주는 종목 상세화면은 토스증권의 사용자 환경(UI)을 덧씌운 듯했습니다. 주가순자산비율(PER)이나 배당수익률 같은 주요 지표를 타일 형태로 묶어 보여주는 대시보드 역시 토스증권과 유사했습니다. 12개월 목표주가를 부채꼴 모양의 점선 그래픽으로 단순화해 표현하는 방식, 입체감 있는 3D 아이콘으로 섹터를 표현하는 방식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토스 모음_2
위는 토스증권, 아래는 메리츠증권 '모음(MOUM)' 화면
커뮤니티 공간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최신 글 모음과 투표 기능으로 구성된 모습이 토스증권 커뮤니티 외형과 닮아 있었습니다. 관심 있는 종목의 주가가 5% 이상 하락했을 때 울리는 알림 형태 역시 거의 유사하게 구현돼 있었습니다. 익명의 한 토스증권 직원은 모음의 디자인을 보고 "우리 회사가 만든 화면인 줄 알았다"며 "출시 초기엔 지나치게 쉬워 멸시받던 토스증권 디자인이 이제는 모바일 투자의 표준이 됐다"며 격세지감을 나타냈습니다.

이번 모음 개발은 메리츠증권 InnoBiz(이노비즈)본부가 맡았습니다.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국내 대표 IT·핀테크 기업 출신 전문가 45명이 모인 조직으로, 작년 1월부터 1년 넘게 준비해온 결과물입니다. 장원재 대표는 전날 열린 모음 론칭 행사에서 기존 시스템을 손보는 수준으로는 한계가 명확해 새로운 앱 개발에 나섰다고 밝혔는데요. 다른 혁신 조직에서 경험을 쌓은 인재들이 모인 걸 감안하면, 기능 면에서의 성취와 디자인 면에서의 아쉬움이 동시에 남습니다. 이런 현상을 두고 메리츠증권과 토스증권 모두 공식 입장을 내지 않은 채 말을 아끼는 상황입니다.

이런 사례가 처음은 아닙니다. 앞서 카카오페이증권도 토스증권 디자인을 베꼈다는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습니다.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 7월, 신호철 카카오페이증권 대표는 기자회견장에서 이와 관련한 본지 질문에 "'이거 괜찮네' 하며 (타사 서비스를) 자기 서비스에 녹여내는 것은 당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한 바 있습니다.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대형 증권사든, 한때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핀테크 기업이든 자체적인 UI 철학을 증명하기보다는, 먼저 길을 개척한 성과물에 편승하는 셈입니다.
박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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