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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희귀 뇌전증 환자 ‘삶의 데이터’ 추적…신약 개발에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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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현 기자

승인 : 2026. 09. 0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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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라이프로그 기반 자연사 데이터셋 구축
환자 일상·웨어러블 생체정보 수집해 질환 경과 분석
신약 개발·진료지침·규제기관 의사결정 근거로 활용
[사진] '희귀 유전자 뇌전증 심포지엄' 참석자 단체사진. 서울대병원 소아신경과 김우중 교수(앞줄 왼쪽 네 번째)
'희귀 유전자 뇌전증 심포지엄' 현장 사진. 서울대병원 소아신경과 김우중 교수(앞줄 왼쪽 네 번째)/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이 희귀 유전자 뇌전증 환자의 질병 경과와 일상을 장기간 추적하는 자연사 연구에 나섰다. 국내 최초로 라이프로그 기반 자연사 데이터셋을 구축해 신약 개발과 진료 개선의 근거로 활용한다는 목표다.

3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소아신경과 김우중 교수 연구팀은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의 지원을 받아 '희귀 유전자 변이에 의한 발달 및 뇌전증성 뇌병증'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다. 발달 및 뇌전증성 뇌병증은 경련 발작과 발달 지연이 동반되는 중증 뇌전증이다.

최근 유전자 검사 기술의 발전으로 원인을 알기 어려웠던 소아 뇌전증 상당수가 특정 유전자 이상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진단율은 높아졌지만 치료 수단은 여전히 부족하다. 특히 극희귀 유전자 질환은 연구와 지원에서 소외되기 쉽고, 국내에는 환자의 자연 경과를 체계적으로 기록한 데이터도 없는 실정이다.

자연사 연구는 표준화된 항목을 장기간 관찰해 질환의 경과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대조군 확보가 어려운 희귀질환에서는 치료 개입 없이 관찰한 질병 경과가 임상시험의 외부 대조군으로 활용될 수 있다. 해외에서는 척수성 근위축증(SMA)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자연사 연구가 근거로 쓰였으며, 드라베증후군과 SYNGAP1 관련 질환에서도 각각 'ENVISION'과 'ProMMis'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병원이 주관하고 분당서울대병원이 세부기관을 맡는다. 인하대병원과 고려대 안산병원, 조선대병원, 충북대병원, 보라매병원, 중앙대 광명병원, 경북대병원 등 전국 8개 이상의 협력병원도 참여한다.

환자와 보호자는 라이프엑스와 공동 개발 중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경련과 이상운동, 수면, 행동, 삶의 질 등을 전자일지와 동영상으로 기록한다. 연구팀은 상명대 윤희남 교수팀과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활동량과 수면 패턴, 심박변이도 등 생체 데이터도 수집한다.

[그림] 희귀 유전자 뇌전증 자연사 연구 개요
희귀 유전자 뇌전증 자연사 연구 개요/서울대병원
이를 토대로 경련 및 증상 악화와 수면·활동·자율신경계 변화의 연관성을 분석하고, 질병 중증도와 예후를 반영하는 디지털 바이오마커 후보를 발굴할 계획이다. 발달과 행동·정서, 운동능력, 의사소통, 일상생활 의존도 등을 아우르는 표준 평가 체계도 전국 거점병원에 동일하게 적용한다.

환자와 보호자가 참여하는 워크숍과 심포지엄도 열어 실제로 중요하게 여기는 치료 목표와 어려움을 연구 설계에 반영한다. 지난 7월 25일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열린 '희귀 유전자 뇌전증 심포지엄'에서는 환자 부모와 연구자, 임상 전문가가 수면과 행동, 유전자 진단, 정밀치료, 제도적 지원 등을 논의했다.

연구팀은 자연사 데이터를 임상시험에 준하는 실사용 근거로 활용해 희귀질환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일 방침이다. 연구 플랫폼을 다른 희귀질환으로 확대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규제기관의 의사결정과 진료지침 마련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장인 채종희 교수는 "희귀 유전자 뇌전증을 앓는 어린이와 가족에게는 진단만큼이나 치료와 일상 속 돌봄에 관한 정보가 절실하다"며 "새로운 치료·관리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우중 교수는 "희귀 유전자 뇌전증은 진단받더라도 임상 현장에서 근거 있는 치료 정보를 얻기 어렵다"며 "환자와 가족의 일상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모아 치료제 개발과 실질적인 진료 개선으로 이어지는 근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배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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