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정무적 판단은 내가 하는 것” ‘대왕고래’ 재촉한 尹 대통령실…사업 부실 추진 정황 확인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916010006184

글자크기

닫기

최민준 기자

승인 : 2026. 09. 16. 14:25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감사원 동해 가스전 개발 공익감사 결과 발표
"임기 내 마무리" 尹 정부 사업 재촉 정황 확인
clip20260916131523
부산항 남외항에 입항한 '대왕고래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임기 내 시추 완료를 위해 사업 일정을 앞당긴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유망성 평가 업체 선정 과정에서 국가계약법을 위반하고 용역 결과 역시 충분히 검증하지 않는 등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전반적인 사업 부실 추진 정황을 16일 공개됐다.

감사원이 이날 공개한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 관련 공익감사 결과'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대왕고래 프로젝트 대국민 발표부터 시추 계획까지 적극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5월 당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장관은 유망성 평가 용역 결과 등을 보고받고 대통령실에 보고하도록 지시했고, 보고에서 산업부는 탐사 성공 가능성이 상당히 불확실한 만큼 대외 홍보를 자제할 것을 건의했다.

하지만 대통령실 내부 보고 과정에 안 전 장관의 대통령 직접보고와 대국민 발표가 결정됐다. 이후 같은 해 6월 2일 장관의 직접보고 당시 정책실장이 대통령에 대국민 발표를 건의했고, 이에 윤 전 대통령이 당일 곧바로 발표하겠다고 하자 참모진이 준비 등을 이유로 만류해 이튿날로 발표 일정이 잡히기도 했다.

산업부는 과도한 기대감 조성 등이 우려된다며 대통령실에 '자원량'이 아닌 '면적' 표현을 사용할 것을 건의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최대 140억배럴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취지로 발표했다.

산업부는 같은 해 9월 대통령실에 2024∼2026년 3개공을 한국석유공사가 단독 시추하고 2028∼2029년 나머지 2개공을 시추하는 계획을 보고했으나, 대통령실은 대통령 임기 내(2027년 5월)로 시추 계획을 앞당길 것을 요구했다.

이후 안 전 장관이 일정을 2028년 1분기로 단축한 시추계획을 보고하며 '시추 일정 관련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하자, 윤 전 대통령은 "정무적 판단은 내가 하는 것"이라고 질책한 뒤 일정 재수립을 지시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그 결과 안 전 장관은 2026년까지 1개공을 제외한 4개공을 추가 시추하겠다며 변경된 일정을 보고했다.

감사원은 다만 이번 감사에서 산업부의 대통령실 보고와 대통령의 발표 등에 대한 법·규정 위반 여부는 판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관련 규정이 없어 별도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대통령의 탐사 자원량 발표 행위의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주식 등 매매거래와 관련성을 알 수 없어 위반 여부에 대한 의견 표명이 어렵다"고 금감원이 입장을 밝혔다고 감사원은 전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각종 문제가 확인됐다. 한국석유공사는 당시 유망성 평가 용역업체의 결과를 토대로 7개 유망구조를 도출한 뒤 탐사 자원량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측된 대왕고래 구조를 시추하기로 했다. 당시 업체는 '대왕고래 구조'의 지질학적 성공확률(석유·가스 발견 확률)을 19.1%로 예측했는데, 이는 2021년 가스 발견에 실패한 '방어 구조'의 성공 확률(25~32%)보다도 낮다.

감사원은 석유공사가 충분한 검증을 거친 뒤 시추계획을 수립해 추진해야 하는데도 분석 방법의 적절성만 확인한 뒤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검증을 제대로 실시하지 않고 시추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석유공사는 유망성 평가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국가계약법을 위반한 사실도 밝혀졌다. 지명경쟁 입찰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채 일부 업체를 임의로 선정한 뒤 입찰을 실시해 공정 경쟁을 제한하고, 2단계 경쟁의 평가 기준을 공개하지 않아 투명성도 저해했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객관적인 경위와 사실 관계의 확인, 용역업체 선정 등 사업 집행 과정의 적정성에 중점을 두고 감사를 실시했다"며 "밝혀진 사안에 대해 관계기관에 개선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는 산업통상부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주요 의혹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하며 실시됐다. 윤석열 정부는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배럴의 가스·석유 매장 가능성이 있다며 탐사 시추를 추진했으나 결국 경제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해당 사업에는 1263억여원이 투입됐다.
최민준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Advertise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