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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의 11조’ 美투자 승부수…트럼프發 핵심광물 공급망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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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자

승인 : 2026. 10. 13.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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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고려아연 투자 성과 직접 언급
中 광물 통제 속 美 공급망 자립 가속
핵심광물 11종 생산으로 성장동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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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온산제련소 내 안티모니 공장을 방문해 생산제품을 둘러보고 있다./고려아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추진한 11조원 규모의 미국 제련소 투자가 미국의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의 수출 통제로 핵심광물 공급망 자립의 필요성이 커진 가운데 고려아연의 현지 생산 거점 구축 전략이 미국의 산업정책과 맞물리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당 사업을 주요 투자 성과로 직접 거론하면서 최 회장의 글로벌 사업 확장 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테네시주 클락스빌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고려아연의 투자 계획을 언급했다. 그는 "고려아연이 테네시주에 6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74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며 "1979년 이후 미국에서 처음으로 건설되는 신규 광물 제련소가 들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려아연의 투자 사업을 직접 거론한 것은 미국의 핵심광물 공급망 자립과 제조업 기반 확대라는 정책 방향에 이 사업이 부합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첨단산업과 방위산업에 필요한 핵심광물 상당량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인듐과 안티모니, 비스무트, 갈륨 등은 해외 공급망 의존도가 70%를 웃돈다. 광물 원료를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직접 제련·정제할 수 있는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것이 공급망 안보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배경이다.

이 같은 변화는 최윤범 회장이 미국 투자를 추진한 배경과도 맞닿아 있다. 중국은 2023년 8월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허가제를 도입하는 등 핵심광물 수출 통제를 강화해 왔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방위산업에 필요한 소재가 국가 간 공급망 경쟁의 핵심으로 부상하자 최 회장은 고려아연의 비철금속 제련 기술을 앞세워 미국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하는 전략을 택했다. 단순한 해외 생산기지 확장을 넘어 미국의 공급망 재편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구상이다.

전략의 핵심은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이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12월 미국 정부 등과 함께 테네시주에 약 74억달러(약 11조원)를 투자해 통합 비철금속 제련소를 건설하기로 했다. 완공 후 제련소 부지는 약 20만평 규모다. '아연·연·동·은'을 비롯해 '안티모니·인듐·비스무트·텔루륨·팔라듐·갈륨' 등 다양한 금속을 생산할 계획이다.

생산 품목에는 미국 정부가 지정한 핵심광물 11종도 포함된다. 다양한 금속을 한곳에서 생산하는 제련 역량을 바탕으로 미국 내 핵심광물 공급망에서 전략적 입지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미국 정부와 국제기구·연구기관의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에서 열린 핵심광물 공급망 관련 원탁회의에서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보고서를 통해 사업의 전략적 가치를 조명했다. 특히 CSIS는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한미 양국이 핵심광물 생태계를 공동으로 구축하는 사례로 평가하며, 한국이 공급망의 '공동 설계자'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최 회장에게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고려아연의 글로벌 사업 구조를 한 단계 확장할 핵심 사업이다. 국내에서 축적한 제련 경쟁력을 미국 현지 생산기지로 연결하면 핵심광물 공급망에서 회사의 역할을 넓힐 수 있다. 미국 정부의 공급망 자립 정책에 직접 참여한다는 점에서도 기존의 해외 시장 진출과 차별화된다. 다만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자금 조달과 건설·가동 일정, 실제 생산성과 수익성 확보는 사업의 성패를 가를 과제로 남아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지난달 주주서한에서 "고려아연은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중심으로 새로운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며 "회사를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의 중심에 세우고 지속가능한 중장기 성장의 토대가 될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언급은 고려아연의 미국 투자 전략이 현지 산업정책과 맞물려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관건은 정책적 관심을 실제 생산과 수익으로 연결해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에서 지속 가능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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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온산제련소./고려아연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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