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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동북아 ‘갈등’ 미·중 ‘충돌’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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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승인 : 2013. 11. 2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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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 방공설정 구역서 미 B-52 ‘무력 시위’…윤 외교 “갈등 심화” 국방부 “입장 전달 예정”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ADIZ) 설정을 계기로 동북아시아 국가 간 긴장의 파고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한국과 중국, 일본 간의 동북아 역내 영토 분쟁과 역사 문제가 세계 주요 2개국(G2) 미·중 충돌 기류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5일(미국 동부시간) 오후 7시 중국에 사전통보도 하지 않은 채 B-52 전략 폭격기 두 대를 동중국해 상공으로 비행시켰다.

오래전부터 계획된 통상 훈련이라고 미 당국이 설명하고 있지만 중국을 겨냥한 ‘경고’ 메시지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전략폭격기 출동이라는 ‘무력 과시’를 통해 중국이 지난 23일 발표한 방공식별구역 설정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당국도 27일 즉각 반발했다. 미국의 전략폭격기가 중국이 최근 선포한 방공식별구역을 사전 통보도 없이 비행한 데 대해 “중국은 관련 공역에 대해 유효통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중국 국방부 겅옌성(耿雁生) 대변인은 이날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한 미국 항공기의) 전 과정을 감시했고 즉각 식별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번 전략폭격기 출동은 미 백악관이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정을 불필요한 선동적인 행위라고 공개 비판하고 있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동북아 역내 패권을 둘러싼 중국과의 경쟁에서 확실한 기선제압을 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지난 20일 펴낸 미·중 군사협력 보고서에서 “미국은 지난 30년간 중국과 견실한 군사관계를 구축하려 시도했다”면서 “하지만 해상 분쟁지역에서 중국의 패권적 행동을 억지하는데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7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국국방연구원(KIDA) 주최 포럼에서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문제가 이미 어려운 (동북아 지역 내)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사태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 사진=한국국방연구원 제공 

일단 중국이 이번 미국의 무력성 시위에 대해 특별한 대응조치를 취하지 않아 충돌 국면까지는 이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현 동북아 정세는 한·중·일 모두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역사·영토 분쟁 문제에 국민 반감까지 얽혀 있어 언제 어디서 조그만 갈등에도 물리적 충돌로 발전할 수 있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형국이다. 

중국이 영유권 문제를 양보할 수 없는 국가 이익으로 간주하고 있는데다 그동안 자국의 영해 인근에서 미 해군과 공군이 군사작전을 펴는데 대해 극도의 거부반응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이 동중국해에 대한 발언권을 갈수록 공개적으로 높여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미·중·일 간 물리적 충돌도 배제할 수 없다.

2001년 4월 일본 오키나와 기지에서 이륙한 미국 해군의 EP-3 정찰기가 하이난(海南)섬 남동쪽 공해상에 접어들었다가 중국군의 F8 전투기들과 충돌해 중국 전투기 1대가 추락한 바 있다. 당시 중국 전투기들은 미국 정찰기를 향해 “중국 영공을 벗어나지 않으면 격추하겠다”고 경고했었다.

다만 미국은 당장 다음 주로 예정된 조 바이든 부통령의 베이징 방문 때 방공식별구역 설정 문제를 최우선적 의제로 다룰 가능성이 커 중국 측이 어떤 식으로 반응할지 주목된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7일 오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국국방연구원(KIDA) 주최 포럼에 참석해 “지역 내 경쟁과 갈등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면서 “방공식별구역 문제가 이미 어려운 (동북아 지역 내)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사태로 발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백승주 국방부 차관은 28일 서울에서 열리는 왕관중(王冠中) 중국군 부총참모장(중장)과의 한·중 국방전략대화에서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정에 대한 우리 정부의 명확한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우리 측은 중국이 선포한 방공식별구역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과 겹치고 이어도가 들어간 것에 대해 항의하고 중국 측의 성의 있는 조치를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중국이 우리 정부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방공식별구역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전달할 것”이라면서 “우리 국익에 저해되지 않는 방향으로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도 중국을 겨냥해 연말 확정할 10개년 방위계획인 ‘신 방위대강’에 주변 바다와 상공에 대한 상시감시 체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기로 했다고 교도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신 방위대강 개요에 따르면 자위대 체제 항목에 “주변 해·공역에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넓은 지역에서 상시 감시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방위력 본연의 자세에는 “일본 주변을 상시 감시하고 정보 우위를 확보한다”면서 “각종 사태를 상정하고 징후 단계에서 신속하고 원활하게 대응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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