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 건설에 이미 천문학적인 민간자본이 투자되고 있어 수서발KTX 민영화 논란을 무색케 하고 있다.
일반철도가 100% 국가예산으로 건설되는 것과 달리 수익성이 높은 고속철도의 경우 정부 예산 외에도 철도시설공단이 채권발행을 통해 건설자금을 마련토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공단의 누적부채는 2013년말 기준 총 19조5000억원(잠정치)이다. 이중 금융부채가 17조2500억원, 나머지 2조2500억원이 비금융부채다.
공단의 금융부채는 고속철도 건설을 위해 발행한 무기명 채권이 주 원인이다. 공단은 지난해 말까지 경부고속철도(12조원), 호남·수도권고속철도(4조6000억원) 등의 3개 노선 건설을 위해 17조원 가까운 천문학적인 금액의 채권을 발행했다.
고속철도 건설 채권은 연기금, 은행, 증권, 보험사 등 기관이 주로 투자한다.
공단은 지난 한 해 호남고속철도와 수도권고속철도(수서~평택구간) 건설에만 총 1조3000억원의 채권을 추가로 발행했다.
이 같은 공단 부채는 철도 건설 후 운영사인 코레일로부터 선로사용료를 받아 갚아야 한다.
문제는 선투자 방식이기 때문에 당장 선로사용료를 받을 수 없는 문제로 매년 수천억원을 당장 갚을 수 없다는 부분이다.
고속철도 건설 부채로 인한 이자비용만 2009년 이후 연간 4000억원 이상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이자비용은 3950억원으로 추산된다. 공단은 이같은 금액의 이자를 막기 위한 채권을 별도로 발행, 매년 수천억원의 이자를 민간자본을 포함한 투자자들에게 고스란히 안기고 있다.
채권은 만기기간이 길면 길수록 금리가 높고 짧을 수록 금리가 낮다. 지난해 말일 기준 시설공단의 채권 금리는 10년물이 3.80%, 5년물이 3.52%였다.
같은 고속철도라도 정부 예산과 공단의 채권 발행을 통한 사업비 분담비율은 노선마다 제각각이다. 경부고속철도의 경우 정부가 38% 공단이 62%를 부담했다. 호남은 정부와 공단이 각각 50%씩 건설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수도권고속철도 비용부담은 국비 40%, 공단 60%다.
이 같은 고속철도 건설부채를 얼마나 빨리 갚느냐는 결국 코레일이나 수서발 KTX 운영회사의 영업이익이 관건이다. 영업이익 금액의 일정비율을 선로사용료로 내는 만큼 많은 영업이익을 올릴 수록 더 많은 선로사용료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철도운영에 경쟁체제를 도입하려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코레일이 부담하는 선로사용료는 31% 수준으로 낮지만 수서발 KTX 운영법인의 선로사용료는 이보다 높게 책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