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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美헤지펀드는 왜 LG를 겨냥했나…“투기자본 공격 또 나온다”

[마켓파워] 美헤지펀드는 왜 LG를 겨냥했나…“투기자본 공격 또 나온다”

기사승인 2020. 12.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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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박스 '계열분리 반대' 이후
주요 계열사 주가 최대 5% 상승
전문가 "3%룰 노리고 경영 간섭"
보유지분 0%대…여파 미미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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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이 또다시 시작됐다.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이하 화이트박스)’가 LG그룹 계열분리에 반기를 들었다. 표면적으로는 분사 결정이 주주가치에 반(反)한다는 논리를 꺼냈지만, 헤지펀드의 특성상 단기 차익실현을 챙기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경영권 분쟁이 거세질수록 주가가 상승한다는 점을 노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화이트박스의 반대서한이 소식이 알려진 지난 15일 이후 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가 상승했다.

관건은 화이트박스의 공격이 향후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다. 일단 여파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화이트박스가 쥐고 있는 LG 지분이 0%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화이트박스가 다른 주주들을 설득해 우호지분을 모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하지만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구본준 LG그룹 고문을 비롯한 오너일가 등 특수관계자 지분을 고려하면 아직까지는 현실가능성이 없다는 관측이다. 증권가에선 오히려 계열분리 기대감으로 그룹 내 기업들 재평가를 받으면서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 LG화학, LG전자, LG상사 등 주요 그룹 계열사들이 이날 상승마감했다. 특히 LG상사의 상승폭이 컸다. 2만64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전거래일 대비 5.18% 올랐다. LG상사는 그룹 계열분리 이후 신설 지주사의 핵심 자회사가 될 전망이다. 이 밖에 LG전자는 4.18%, LG화학은 2.25%, LG는 1.15% 증가폭을 기록했다.

LG 계열사들의 주가가 급등한 배경엔 헤지펀드 화이트박스가 있다. 지난 15일 계열분리 계획에 반대하는 서한을 LG 측에 보내면서다. 화이트박스는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지니먼트(이하 엘리엇)’ 출신인 사이먼 왁슬리가 이끄는 펀드다. 지난 3년간 LG의 지분을 보유했는데, 현재 기준으로는 0.6%를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문점은 3년간 수면 아래 있던 화이트박스가 갑자기 계열분리에 반기를 들었는지다. 전문가들은 ‘공정거래 3법’이 통과된 틈을 타 LG그룹 경영권 간섭을 본격화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공정거래 3법은 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구 회장과 구 고문이 각각 15%, 7%대 지분을 갖고 있다고 해도 감사위원 선임 시 의결권이 각각 3%로 제한된다. 0%대 지분을 쥐고 있는 화이트박스가 경영권 간섭을 본격화한 이유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3년동안 LG 지분을 보유하면서 그룹 내부사정은 물론 정부당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에 법이 개정된 시점에 (경영권에) 관여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공정거래 3법은 기업 핵심 수뇌부인 감사를 선임하는 데 기업과 다른 목적을 지향하는 (헤지펀드 같은) 외부세력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줬다”라고 밝혔다.

문제는 헤지펀드 특성상 ‘먹튀 논란’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헤지펀드들은 투자를 하고 최대 이익을 내는 것이 목표로 삼고 있다. 그동안 외국계 헤지펀드가 경영권 간섭으로 대기업을 뒤흔든 사례는 많았다. 일례로 화이트박스의 수장이 몸 담았던 헤지펀드 엘리엇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여기에 8조원대 무리한 배당을 요구하며 경영권 간섭에 나섰다. 이 경우 기업들은 경영권 방어에 에너지를 쏟으며 성장동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최 명예교수는 “경영권 분쟁이 생기면 주가를 높일 수 있어,펀드의 특성상 기업 지배력을 흔든 뒤 차액실현을 취하는 목적일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내기업이 헤지펀드 공격받는 사례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LG그룹 주가 변동성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화이트박스가 우호지분 확보에 성공하지 않는 한,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다. 계열분리에 성공한다면 저평가된 LG 계열사들이 빛을 볼 것이란 평이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3년간 LG 배당 수익의 14~21%를 차지하는 기업들이 분리되는 것이기 때문에 분리된 기업들이 재평가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헤지펀드의 반응에 대해 LG그룹 측은 “분할이 완료되면 전자, 화학, 통신 등 다른 사업 분야에 집중할 수있게 돼 주주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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