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협력요청 받았지만 결정된 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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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애플과 전기차(일명 애플카) 공동개발 협력요청을 받고 협의 중이다. 애플카는 자율주행 및 통신기술이 더한 형태로 이르면 2024년, 늦으면 2027년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모빌리티가 글로벌 IT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고, 전기차 시장규모(SNE리서치 기준)가 480만대(2020년)에서 4000만대(2030년)로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자동차업계에서는 애플의 전기차 시장진출을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모빌리티는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수단으로 차량 공유부터 자율주행차까지 속해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다수의 회사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요청을 받고 있지만 초기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증권업계에서는 양사의 협력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독일 BMW나 메르세데스-벤츠와 협력을 타진했지만 데이터 권한을 두고 이견을 보이다 무산됐다는 이유에서다.
양사가 협력하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봤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스마트폰 다음 세대의 전쟁터가 모빌리티”라며 “양사가 협력에 나서면 바퀴달린 휴대폰으로 시작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현대차는 애플을 통해 소프트웨어 보완을 할 수 있어 선도 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자동차 부품·소재업계는 실제 양사의 공동개발이 성사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애플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 전기차 시장에서도 그 영향력이 이어지면 현대차에 직·간접적으로 납품하는 업체들의 매출이 뛸 수 있다는 논리에서다.
특히 배터리 관련 소재업체들의 기대감이 크다. 여기에는 2차전지 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 생상업체 엘앤에프, 전해질 생산업체 천보, 동박(일렉포일) 생산업체 일진머티리얼즈 등이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에는 액체 상태의 전해질인 전해액을 필수로 사용하고 있는데, 천보는 전해액 첨가제인 리튬이온전해질(LiFSi)을 생산하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동박 생산량 2만톤을 추가 증설해 연말까지 5만5000톤을 생산할 계획이며, 장기적으로 연간 10만톤으로 늘릴 방침이다. 솔루스첨단소재(옛 두산솔루스)는 2025년까지 연간 7만5000톤의 동박을 생산할 계획이다.
SK넥실리스는 전라북도 정읍에 네 개의 동박 생산 공장을 운영 중 인데,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공장을 각각 올 하반기와 2022년 초 완공할 계획이다. 또한 국내·외 공장 증설을 통해 연간 동박 생산량을 2025년까지 14만톤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소재업체 관계자는 “전기차용 배터리 제조업체에 소재를 납품하고 있지만, 이들 업체의 배터리 공급량이 증가되면 소재 납품량도 중장기적으로 증가될 수 있다”며 “현대차와 애플의 협력으로 매출이 자연스럽게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