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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회장 불가리스 사태 책임지고 사퇴…소비자 불신 사라질까?

홍원식 회장 불가리스 사태 책임지고 사퇴…소비자 불신 사라질까?

기사승인 2021. 05. 0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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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에 대한 시선은 여전히 '싸늘'…"징벌적 손해배상 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2013년 갑질 사태부터 댓글조작 논란까지…기업이미지 추락 지속
자식에 경영승계 안한다지만 여전히 홍 회장 남양유업 최대주주
홍원식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최근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연합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불가리스 사태로 회장직에서 물러나며 대국민 사과에 나섰지만, 소비자들의 불신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 나온다.

불가리스 사태 이후 급격히 퍼진 남양유업 불매운동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고발조치, 세종 공장 영업정지 처분, 홍 회장의 장남인 홍진성 상무의 회삿돈 유용 의혹 등 기업의 존폐가 걸린 이슈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것이 홍 회장을 공식 석상에서 처음으로 사과하는 상황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이번 홍 회장의 사과에 대해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는 의견마저 나오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민감한 사안을 전면에 내세워 자사 제품을 홍보한 무리수가 회복할 수 없는 소비자 불신을 초래했다고 보고 있다.

4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홍 회장은 눈물을 보이며 “먼저 온 국민이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당사의 불가리스와 관련된 논란으로 실망하시고, 분노하셨을 모든 국민들과 현장에서 더욱 상처받고 어려운 날들을 보내고 계신 직원·대리점주 및 낙농가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회장직 사퇴와 자식들에게 경영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홍 회장의 사과는 2013년 대리점 밀어내기 논란에 이어 두 번째이지만, 공식석상에서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홍 회장은 남양유업 임직원과 대리점주, 낙농가에 대해 미안함을 표하고, 무엇보다 남양유업 직원과 기업에 대한 성원을 다시 한번 해달라고 부탁했다.

홍 회장의 전격적인 회장직 사퇴와 사과에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한 상황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런 기업은 징벌적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등 부정적인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중학생 자녀를 둔 심 모씨(48·여)는 “자신들은 사퇴를 해도 잘 먹고 잘살지 않겠냐”며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직원들과 대리점주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런 소비자들의 반응은 그동안 남양유업이 여러 가지 논란으로 지속적해서 소비자 신뢰를 잃어 온 것이 원인이다. 2013년 대리점 밀어내기 갑질 사태로 기업 이미지가 추락한 이후, 홍 회장 외조카 황하나씨의 마약 투약 사건, 지난해 경쟁업체 제품에 대한 온라인 댓글 조작 논란 등으로 남양유업의 이미지는 좀처럼 회복되지 못했다. 소비자들은 이미 수년간 온라인상에서 남양유업 제품 불매운동을 펼쳐왔고, 이번 불가리스 사태로 불매운동은 더욱 거세졌다.

지난달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남양유업은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예방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실험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가 제기됐다. 이와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남양유업을 고발했고, 경찰은 지난달 30일 남양유업 본사와 사무실 세종연구소 등 6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또한 세종시는 남양유업 제품의 40%를 생산하는 세종공장에 2개월 영업정지 행정처분도 통보했다.

홍원식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최근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연합
주식시장에서도 남양유업 주가는 급등락했다. 실험 결과 발표하겠다고 언론에 알린 직후인 지난달 9일 남양유업 주가는 이미 전일 대비 7.19% 상승했다. 12일에도 6.71%가 올랐다. 발표 당일 13일 8% 넘게 상승한 주가는 14일 오전 한때 20% 넘게 급등했다가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가 급등락으로 손해를 본 개인투자자들이 많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남양유업은 이와 관련 기업 입장에서 언론을 통해 사과문을 냈지만, 여전히 실험 결과에 대한 오해가 있었다는 취지의 내용이 들어가면서 소비자들의 빈축을 샀다. 이후 홍 회장의 장남이 홍 상무가 회삿돈 유용 논란까지 불거져 상황은 겉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남양유업은 지난달 차기 회장으로 거론되던 홍 상무를 기획마케팅총괄본부장에서 보직 해임했다. 전일에는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이사도 직원들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

홍 회장과 이 대표이사가 사퇴하면서 향후 남양유업은 전문경영인 체제도 운영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오너 일가가 표면적으로 경영 전면에서 물러나면서 시장에서는 기대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실제로 이날 홍 회장의 기자회견이 나온 직후 남양유업 주가는 상승하기 시작해 오후 1시 35분 현재 전일 대비 21.3% 오른 40만1500원을 기록 중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홍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남양유업의 최대주주인 만큼 실질적으로 경영에서 손을 떼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나도 홍 회장의 영향력은 지금까지의 남양유업 조직 분위기를 보더라도 절대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홍 회장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남양유업 지분 51.6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업계 관계자는 “홍 회장의 대국민 사과와 회장직 사퇴, 그리고 자식에게 회사를 넘기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이 진정성 있게 국민들에게 다가가려면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회사 경영에 대한 영향력을 간접적으로 행사하지 않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며 “이번 사과가 진심임을 증명하는 것은 결국 홍 회장의 앞으로 행보 달렸다”고 예상했다.

홍원식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최근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기 위해 기자회견장에 입장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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