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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노동조합이 최근 감사원의 금융감독기구 운영실태 감사 결과에 대해 내놓은 공식 입장입니다. 이번 감사로 옵티머스 펀드에 대한 불법운용 사실을 확인하고도 바로 현장검사에 착수하거나 금융위 및 수사기관에 보고하지 않는 등 감사·감독 소홀문제로 금감원 임직원 8명이 징계를 받게 됐는데요, 팀원에 해당하는 수석 직원이 ‘정직’을 받았고 국장은 이 조치보다 한 단계 낮은 징계인 ‘주의’를 받았습니다. 최종 책임자인 윤석헌 전 원장이나 원승연 자본시장 담당 전 부원장 등 고위직들은 빠지고 실무진만 징계를 받은 겁니다. 이는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증권사 CEO들이 중징계 조치를 처분받은 것과는 다른 처사입니다.
금감원은 위계질서가 강한 보수적인 조직입니다. 상부의 지시 없이는 팀원급이 각 업무에 대해 의사결정을 할 수가 없습니다. 금감원에는 ‘조직관리규정’이 있는데요, 여기에 부서·직급별로 의사결정권한을 명문화했습니다. 원장부터 팀장까지 5단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직무 권한 분류라고 해서 일의 경중에 따라 A업무는 국장 결정을 받아야 하고 B업무는 팀장 결정을 받아야 하는 식입니다. 야근도 팀장 사인을 받아야 할 수 있습니다. 노조가 반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실무진이 독자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없는데 감사원의 징계는 고위직에겐 면죄부를 주고 실무직원에게만 책임을 떠안겼다는 것이지요.
금감원은 감사 결과를 존중한다면서도 주어진 여건에서 나름대로 성실히 수행했다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밝혔습니다. 미흡했던 부분은 보완하겠다고 했으나 의사결정권 없는 실무진만 징계가 내려진 상황에서 조직 기강을 다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벌써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와 열린게시판에선 직원들의 불만이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금감원의 발 빼기(?)에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원성이 들립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 사태로 증권사 전·현직 CEO들까지 징계받으면서 여의도가 어수선한데 금감원만 쏙 빠져있다”며 “금융상품을 새로 출시하면 금감원 보고를 거쳐야 해서 금감원이 모를 수가 없다. 알면서도 손 놓고 있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금감원이 이번 일을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금감원장이 감사원에 처분 요구를 통보받은 날부터 1개월 내 재심의를 청구하면 다시 심사를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말보다는 행동이 필요한 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