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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기업인 줄세우기 국정감사, 실사구시 되새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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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철 기자

승인 : 2021. 10. 1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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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국정 전반에 관해 조사하고 공개적으로 감시·비판하는 청문회, 국정감사가 열흘이 넘게 진행되고 있다. 정치권 최대 이슈로 떠오른 ‘화천대유’ 의혹과 ‘고발사주’ 의혹를 중심으로 연일 뉴스들이 쏟아진다. 기업 관련 뉴스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이번 국감은 ‘플랫폼 국감’이라고 불릴 만큼 문어발식 확장, 골목상권 침해 등의 지적을 받은 카카오에 대한 비판이 거셌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3년 만에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내며 주목을 받았다. 그는 정무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국감에 잇따라 출석해 의원들로부터 집중적인 질타를 받았고, 결국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카카오의 경우, 김 의장의 출석은 적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큰 사업적 결단을 내려야 하는 사안은 기업의 오너나 대표의 입장을 직접 들어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년 국감 시즌 때마다 나오고 있는 ‘대기업 총수·최고경영자(CEO) 군기잡기’ 논란도 여전하다. 굳이 나오지 않아도 될 자리에 총수나 CEO를 ‘보여주기식’으로 불러낸다는 것이다.

일부 상임위원회는 이번 국감을 앞두고 대부분의 기업 총수를 증인 명단에 올리기도 했다. 한 대기업의 홍보 담당자는 “국감을 앞두고 며칠째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총수의 국감 출석을 막기 위해 밤을 새워하며 대관 업무로 정작 필요한 기업 활동은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란다.

이들의 수고 덕분이었을까. 올해 국감에서 총수들의 증인 출석은 대거 철회됐다. 하지만 모두는 아니다. 여전히 일부 기업의 회장이나 대표를 종합국감장에 불러낼지 여부를 두고 여야 간사들이 협의를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기업인에게 던져질 질문을 살펴보면 총수의 결단이 필요한 내용이기보다는 사업상의 전문적인 내용에 가깝다.

정말 그 사업에 대한 정확한 답변을 듣고자 한다면 비전문가인 총수나 대표가 아닌 사업부문을 맡고 있는 부문장 등의 중역급 실무자를 불러내 질문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예를 들어 재무적인 문제면 최소한 CEO가 아닌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전략적 문제면 전략담당 임원을 불러야 하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매년 일부 총수들이 ‘국감을 앞두고 해외로 도망간다’는 욕을 먹을까 중요한 해외출장도 못 가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기업들의 해외사업이 숙제처럼 쌓여있는데, 기업인들이 이를 처리할 황금 같은 10월을 국감 때문에 흘려보내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다. 절반의 국감 일정이 남아 있는 지금, 이제라도 정치적 ‘쇼’를 내려놓고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의미를 새겨야 하지 않을까.
권오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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