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재계에는 오너 3·4세 경영이 본격화하면서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질 전망이다. 젊은 오너에 발맞춰 지난해 말 정기인사에서 3040세대 임원들이 전면에 배치되면서 경영 전반에도 대대적인 혁신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3·4세대 오너들은 그룹을 키워온 1·2세대와 달리 미래 먹거리 사업을 발굴하고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발 불확실성 장기화로 재계 조직과 연공서열도 일·성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할 전망이다. 특히 새해부터는 능력이 있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과감한 ‘발탁 인사’가 확산될 전망이다. MZ세대의 발언권이 강화되면서 조직문화도 한층 유연화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재계에 따르면 그룹내 오너 3·4세들의 경영 승계 작업이 본격화한 가운데 올해 재계 키워드는 세대교체와 미래 준비, 혁신이 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과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사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허서홍 (주)GS부사장 등 오너 3·4세들이 본격적으로 전면에 나서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핵심 사업 등을 직접 챙기며 그룹의 청사진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동관 사장을 올해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한화 지분을 늘리면서 한화에너지를 통해 그룹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김 사장은 한화그룹 오너 3세로 1982년생이다. 그는 태양광과 수소사업을 맡아 그룹의 미래신사업을 이끌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다른 그룹보다 일찍 임원인사를 단행한 김 사장은 40대 젊은 인재들을 중용했다. 이번 인사에서 7개월만에 임원으로 승진한 조용우 상무는 대표적인 ‘발탁 인사’로 꼽힌다. 이로써 한화솔루션내 40대 임원은 총 32명에 달한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도 새해에 재계가 주목하는 인물이다. 1982년생으로 오너3세다.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연말께 단행하던 정기 인사를 지난해에는 10월로 앞당겨 진행했다. 작년 정기인사에서 현대중공업지주 사장으로 승진한 정 사장은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로도 선임됐다. 정 사장은 앞서 그룹 미래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로봇과 인공지능·수소사업 등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왔으며, 지난해 2월에는 프리IPO로 8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며 경영 능력도 검증받았다. 계열사별로 미래사업 전담 조직을 신설할 뿐 아니라 미래에셋그룹과 바이오, 헬스케어 펀드를 결성하는 등 4차 산업혁명에 맞춘 발빠른 사업 다각화로 두각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최근 공식 행사에서 모습을 드러낸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도 오너 4세 경영인 중 하나다. 이 부사장은 ‘코리아 H2비즈니스 서밋’창립총회에 참석해 코오롱그룹의 미래 산업인 수소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코오롱그룹도 지난해 10월말 젊은 임원들을 대거 발탁하며 세대교체에 전격적으로 나선 바 있다. 이번 인사에서 선임된 신임 상무보 21명 중 85%에 달하는 18명이 모두 40대였다. 2020년에는 상무보 중 40대 비중이 71%였는데 1년만에 그 비중이 더 늘어난 것이다.
GS그룹도 최근 오너4세인 허서홍 GS미래사업팀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신사업을 이끌도록 했다. 허 부사장은 1977년생으로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장남이다. 그는 국내 보톡스 업체인 휴젤 인수를 주도하며 성공적인 인수합병(M&A)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74년생인 허준녕 부사장도 투자전문가로서 이번 인사 명단에 포함됐다.
전문경영인도 세대교체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정기 인사에서 SK그룹은 괄목할 만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2020년 1974년생 추형욱 SK E&S사장을 발탁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1975년생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을 선임했다. SK텔레콤 사장에는 1970년생 유영상 사장이 발탁됐다. MZ세대 우수리더로 1982년생 이재서 신임 전략기획 담당이 부사장으로 발탁 승진됐다. 그룹내 젊은피 수혈로 세대교체를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가 3세 4세들은 해외 경험이 풍부한만큼 글로벌 사업에 유리할 뿐 아니라 젊은 감각으로 발빠른 사업 전환, 미래 먹거리 발굴로 자리를 잡는 모습”이라며 “젊은 오너들과 발을 맞출 수 있는 임원진의 세대교체 바람이 새해 재계에 어떤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