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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이 SK텔레콤 회장직 맡은 속내…AI 확대와 지배구조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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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기자

승인 : 2022. 02. 21. 18:21

무보수 미등기 회장직 '조력자 자처'
글로벌 AI 컴퍼니 육성 힘 보탤 듯
일각선 SK(주)·스퀘어 합병 관측 속
지분확보 위해 SKT 지원사격 해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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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텔레콤 회장직을 맡기로 결정한 건 그룹의 캐시카우였던 SK텔레콤이 성장 정체기에 놓여 있어서다. 현상 유지는 가능하겠지만,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 있는 위기라고 판단한 셈이다.

통신사업이 주력인 SK텔레콤은 그룹의 대표적인 캐시카우였다. 하지만 내수산업인 통신업은 일정 규모 이상 성장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실적 변동성은 낮지만, 사실상 정체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최근 5년 간 SK텔레콤은 매년 12조원 안팎의 매출, 1조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유지해 왔다. SK텔레콤이 최근 인공지능(AI) 등 혁신 사업으로의 확장에 적극 나서던 배경이다. 문제는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최 회장은 SK텔레콤에서 조언과 함께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시어머니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이 경영활동과 이사회 의사결정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는 모양새지만, 오너의 존재감 때문에 유영상 대표 등 경영진의 긴장감이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물론 오너가 직접 회장직을 맡으며 조력자 역할을 공표한 만큼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해볼 수 있다.

일각에선 최 회장이 지난해 SK텔레콤에서 분리된 투자형 지주회사인 SK스퀘어를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해 향후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한다. 현재 SK㈜ 산하에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스퀘어 등이 자회사로 있는 구조인데,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SK하이닉스는 SK스퀘어의 자회사로 있다. SK하이닉스를 SK㈜의 자회사로 두기 위해서 SK㈜와 SK스퀘어의 합병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SK스퀘어의 기업가치를 확대하기보단, SK㈜ 산하에 남아있을 SK텔레콤 외형 확대 지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SK텔레콤의 무보수 미등기 회장직을 맡는다. 미등기 회장으로 보임되는 만큼 이사회에 참여하는 방식이 아니라 경영진과 이사회가 근본적 혁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의 일상적인 경영활동은 전문경영인인 유 대표를 중심으로 한 현 경영진이 담당하고, 주요한 의사결정도 김용학 이사회 의장을 중심으로 한 이사회에서 진행된다.

현재 최 회장이 회장직을 맡고 있는 계열사는 그룹의 투자형 지주회사인 SK㈜,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이다. SK㈜에서는 대표이사 회장으로서 이사회에 참여해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반면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에서는 미등기 회장으로서 양 사 경영진과 이사회의 조력자 역할을 해오고 있다.

최 회장이 SK텔레콤 회장직을 맡게 되면 회사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성장 등 전방위적인 혁신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단기 성과를 넘어 중장기적인 비전과 전략에 대한 강한 추진력을 확보함으로써 SK텔레콤의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 회장은 SK텔레콤이 AI 혁신에 성공할 경우 SK그룹 ICT 사업 전반에서의 딥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혁신)도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고 보고, SK텔레콤의 조력자로 나서게 됐다는 것이 SK그룹 측의 설명이다. 실제 최 회장이 미등기 회장직을 맡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을 인수하는 등 글로벌 경영을 강화했고, SK이노베이션 계열이 친환경 사업으로 변화한 바 있다.

이번 결정에는 SK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고민도 있었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SK㈜와 SK스퀘어가 합병하면서 SK하이닉스를 SK㈜의 자회사로 바꿀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돼고 있어서다. 이 과정에서 최 회장이 지주사 지분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기 위해선 SK㈜의 기업가치를 키우거나 SK스퀘어의 기업가치를 낮춰야 한다. 앞서 삼성그룹의 전례가 있는 만큼 SK㈜의 가치를 키우기 위해 자회사인 SK텔레콤 지원사격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가지고 있는 비전과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 강한 추진력을 활용해 SK텔레콤의 역량을 한데 모아 실제 혁신을 이뤄나가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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