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래다 줄거면 집앞까지 바래다 줘야 진심 전해져”
BMW 화재 때 오히려 판매량 늘어… "신뢰가 무기"
재고 확보 어려워… 미출고 물량 3배 늘어 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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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누적 3200대, 2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BMW 판매왕이 귓뜸해 준 20년 노하우의 정수이자, 항상 마음에 새긴다는 영업철학이다. 한번 고객으로 모셨으면 A부터 Z까지 신경써주고, 구매 후 10년이 지나도 확실히 책임져야만 그 ‘진심’이 전해진다는 설명이다.
무려 BMW 판매왕을 14회나 차지한 코오롱모터스 BMW 강남전시장의 구승회 영업이사다. 국내 수입차 업계 1위, 어쩌면 비공식 BMW 세계 1위 딜러 일 수도 있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26일 코오롱모터스 BMW 강남전시장에서 유쾌한 첫 인상의 구 이사를 만났다. 국내 가장 오래된 BMW 매장인 강남전시장은 누적 판매량도 1위다. 40명의 딜러 포함 총 45명의 직원이 손님 맞이에 여념이 없었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수입차 왕좌를 놓고 다투는 BMW의 저력을 엿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딜러 한명이 1년에 수입차 40~50대를 간신히 파는 상황에서 300대 이상 팔아치울 수 있는 비결이 궁금했다. 구 이사는 “식당에 갔는데 음식 맛이 없더라도 친절하면 기분 좋게 나오지 않느냐. 반대로 맛이 좋아도 불친절하면 다음번엔 다른 식당을 찾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차량 자체의 매력을 떠나 차를 판 상인의 진심이 전해지면 그 손님은 평생 고객으로 남는다는 것.
부친께서 유순하시고 주변 사람들을 챙길 줄 아는 분이셨기 때문에 평생을 지켜 본 구 이사 본인도 그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영업에 뛰어들어 보고 배운대로 하다보니 판매왕 타이틀이 붙었다는 게 구 이사 설명이다. 10년전 손님이 다른 브랜드로 갈아탔다가도 못 잊고 돌아오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고, 내방객이 많아도 구 이사 판매의 대부분은 과거 인연이 연결해준 소개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
과거 여름철 무더위속 BMW 잇딴 화재로 전체 판매가 뚝 떨어졌던 해. 오히려 구 이사는 전년보다 더 많은 차를 팔았다고 한다. 구 이사는 “모두가 불안해하니 가장 신뢰가는 사람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고 본다”면서 “거의 24시간, 우려하는 고객들을 챙기느라 정신 없던 때”라고 회상했다.
구 이사는 국내에서 BMW 판매량이 이만큼 뛰어오를 수 있었던 배경으로도 그때 화재 이슈를 꼽았다. 구 이사는 “떠나간 고객도 많지만 타브랜드에 비해 확실하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단기간에 10만대가 넘는 차량을 리콜 처리해주는 것을 보면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당시 딜러사, BMW코리아, 서비스센터까지 다 합세해 고객 불만을 경청하는 노력이 탁월했고 장기적으로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밑거름이 됐을 거란 게 구 이사 판단이다.
수입차 1위 자리를 넘보는 지금 상황은 어떨까. 구 이사는 “예전에 비하면 방문객이 정말 늘었다”면서 “하지만 반도체 부족문제로 옵션이 빠지는 일이 많고, 차량 재고 확보가 어려워졌다”고 애로를 토로했다. 그는 “지금 차를 사는 고객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 ‘얼마나 늦게 나오느냐’”라면서 “6개월이면 나오던 X3 등이 1년을 넘겨야 하는 상황이 오면서 예년에 비해 미출고 차량이 3배 정도 늘었다”고 했다. 최근 인기가 급상승한 모델로는 전기차 iX시리즈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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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이사는 BMW코리아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팬데믹 이후 취소됐지만 연 4~5회나 여행을 보내주고 판매를 많이 해 프리미엄멤버로 뽑히면 1년에 한번 독일로 보내주는데 이때 항공 비즈니스 클래스를 처음 경험해 봤다고. 신차가 나올 때마다 진행하는 직원들 교육은 정말 좋은 숙소에, 먹고 싶은 음식에, 기분 좋은 선물까지 럭셔리하게 지원해준다고도 했다.
구 이사는 “BMW 자체가 정말 매력적인 차”라면서 “BMW를 타다가 다른 브랜드로 갔던 고객들이 다시 돌아오더라. 연어처럼 회기할 수 밖에 없는 드라이빙 자체의 잊지 못할 장점이 있다”고 했다. 구 이사는 특히 “나를 좋아해서 BMW를 택하고 돌아오는 게 아니라, 고객들이 BMW로 결정하고 나를 찾아주는 거니 지금 판매왕이 돼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온 가족이 행복한 것은 다 매력적인 브랜드 덕이라 생각한다”고 추켜 세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