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 미국 3대 버거 브랜드 중 하나인 파이브가이즈의 호딩이 설치된 모습./사진=박세영 기자
서울 강남대로 한복판에 붉은색 대형 호딩(공사장 주위 임시 울타리)이 들어섰다. 가림막이 설치된 강남대로 435번지는 강남역과 신논현역의 중간 지점으로 버스정류장과 횡단보도가 위치해 있어 인파가 몰리는 곳이기도 하다. 이 곳에 오는 6월 미국 3대 버거로 불리는 파이브가이즈가 상륙한다. 'KOREA, ARE YOU READY?'는 호딩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글자다. 국내 상륙을 준비중인 파이브가이즈의 각오와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느껴지는 문구였다.
햄버거를 놓고 기업들의 소리없는 전쟁이 벌써부터 강남대로를 휘감고 있다. 햄버거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미국 버거 스트리트를 이제 서울 강남대로 한 복판에서도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지난 9일 찾은 강남대로는 파이브가이즈의 호딩을 비롯해 글로벌 브랜드의 간판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파이브가이즈는 한화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의 작품으로 불린다. 실제 김 본부장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파이브가이즈의 '땅콩 무한 리필' 국내 도입을 알리기도 했다. 미국 현지에서 파이브가이즈는 땅콩 무료 제공으로 유명하다. 앞서 국내 매장 도입 여부를 놓고 이슈를 모았다. 김 본부장은 경쟁 브랜드로 꼽히는 쉐이크쉑와 인앤아웃을 거론하기도 했다.
쉐이크쉑은 SPC그룹이 2016년에 도입한 미국 버거 브랜드로 한국 1호점 역시 강남대로에 위치해 있다. 신논현역 5번출구로 나와 강남역 방향으로 2~3분 가량 걷다보면 매장을 발견할 수 있다. 임대 기간 만료를 앞둔 쉐이크쉑 강남점은 매장 이전도 계획하고 있다. 위치는 검토 중으로 현재 건너편 파이브가이즈와 bhc 슈퍼두퍼 매장 사이에 위치할 것으로 추측된다.
교보생명 건물 인근에 있는 bhc 슈퍼두퍼 매장도 찾았다. 곳곳에서 햄버거를 즐기는 외국인들을 여럿 볼 수 있었다. 만일 쉐이크쉑이 파이브가이즈와 슈퍼두퍼 사이에 최종 입점하게 된다면 한 라인에서 3개의 브랜드가 경쟁을 펼치게 된다.
상반된 분위기도 감지됐다. 쉐이크쉑과 같은 라인에 있는 굿스터프이터리는 신논현역 5번출구 초입에 위치해 있다. 현재 매장 출입구에는 지난해 10월이 최종 영업일이었다는 안내 전단지가 붙어있다. 굿스터프이터리는 오바마 버거로 불리며 대우산업개발이 지난해 5월 선보인 미국 버거 브랜드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 상권의 이점은 일단 주차가 편하고 유동인구 많으며 세대가 다양하고 오피스 상권까지 아우르고 있는 곳이라 외식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누구나 탐이 날 수 밖에 없는 지역"이라며 "여러 조건들을 따져봤을 때 안정되게 흘러갈 수 있는 지역 중 하나"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