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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100장 판매 목표”, “입금해줘”… 중소돌의 안간힘, 득일까? 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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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제윤 기자

승인 : 2023. 09. 12. 15:41

이하 소녀세상 아라 인스타그램

"예쁘면 앨범 한 장만 사주세요", "입금해 주세요", "앨범이나 사고 부탁하는 건지?"

앨범 판매 100장을 목표로 한 아이돌 멤버의 처절한 몸부림이 화제가 됐다.

지난해 데뷔한 그룹 소녀세상 멤버 아라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이용해 팬들에게 앨범 구입을 요청했다. 그는 "대표님께 자신 있게 100명 채운다고 했다"며 "원래 지르고 수습하는 편이다. 2만원에 2시간 알바, 나랑 같이하고 앨범 살래? 제발 도와줘. 100장에 내 3집 걸었으니까"라고 도움을 청했다.


팬들이 보낸 메시지에도 기승전 '앨범 판매'였다. 그는 예쁘다는 칭찬에 "예쁘면 앨범 하나만"이라며 "사인까지 예쁘게 해서 보낼게요. 제발요"라고 말했다. 그리스에 와달라고 말한 해외 팬에게도 "그리스 가려면 앨범 100장 먼저 팔아야 한다"며 "일단 앨범 한 장만 (사달라)"고 부탁했다. 사랑한다는 팬의 말에도 "한마디의 말보다 한 번의 행동이 더 좋아"라며 앨범 구매 사이트로 연결되는 링크를 내보였다.

아라가 목표로 한 100장까지 얼마나 남았냐는 물음에는 "입금은 하고 물어보시는 건가요?"라고 반응하기도 했다.


이런 그의 처절한 몸부림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한국 중소 아이돌의 현실'이라며 '앨범 100장 판매를 위한 눈물겨운 몸부림'이라고 주목했다.

네티즌은 "열심히 사네", "이렇게 노력하는 사람들은 더 잘됐으면 좋겠다", "서비스업인데 영업까지 하네", "100장이 안 팔린다는 게 씁쓸하네", "지금 앨범 사면 골수팬으로 기억해 주려나?", "성공하면 좋겠다", "짠하네" 등 관심과 응원을 보이는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있는 한편, 다소 거부감이 든다는 반응도 있다.

이제는 국내와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서 주목하는 K팝 시장인 만큼 막대한 자본력이 곧 경쟁력이 되는 가운데 대형 기획사 소속 아이돌 그룹과 이른바 중소돌(중소 기획사의 아이돌 그룹)의 출발선은 분명 다를 수밖에 없다. 지난해 가요계를 점령한 3~4세대 아이돌 걸그룹만 봐도 대부분 하이브, SM, JYP 등 대형 기획사 소속이었다.

이런 K팝 시장 산업 구조에서 중소돌의 호소에 가까운 몸부림은 득이 될지, 실이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물론 때때로 중소돌의 반전과 기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앞서 티아라, 씨스타, 마마무, 여자친구, 오마이걸 등 그룹의 성공으로 회사의 규모를 키운 사례가 있었다. 방탄소년단(BTS)도 방시혁의 이름은 있었지만, 당시 이들이 데뷔할 때만 해도 SM·JYP·YG 3대 기획사가 아닌 이상 주목받기 힘든 구조라고 하던 때였다.

이런 이유로 중소기업은 기적을 바라며 매년 새로운 그룹을 내놓는다. 하지만 데뷔하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그룹의 이름을 알리고, 소비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유튜브 '뉴스1 연예TV'

인지웅 전 아이돌 트레이너는 지난해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중소기업에서 아이돌 제작을 계속 도전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보통 중소기업 설립하는 사람들이 대기업 출신이 많다"며 "대기업에서 뭉개고 진행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사소한 부분이더라도 필요하다고 지적할 때 대기업에서는 '그런 거 필요 없어, 사람들 어차피 그런 것 안 해도 소비해 줘'라고 여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기업에서 이룰 수 있는 걸 다 이뤘지만, 더 펼칠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할 때 따로 나와서 회사를 차리는 것 같다. 돈 싸움에서는 이길 수 없으니 '뭐가 다를 수 있을까' 생각하는데 그런 차별성을 잘 찾은 그룹이 '스테이씨' 같은 그룹인 것 같다. 요즘 대기업에서는 AR(오리지널 음원) 돌리는 시대인데, 스테이씨는 라이브 퍼포먼스가 가능하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또한 그는 "한 해에 나오는 아이돌 팀이 100~200팀이라고 하더라"라며 "그 중 신인상 받는 팀은 1~2팀, 유지라도 되는 팀도 10팀이 안 될 테니 10% 정도를 빼고는 다 '죽은 팀'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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