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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여윳돈, 코로나 이후 최대폭 감소…소비여력 줄어

가계 여윳돈, 코로나 이후 최대폭 감소…소비여력 줄어

기사승인 2023. 10. 0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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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솟값 고공행진<YONHAP NO-2427>
지난 8일 한 시민이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쌈채소들을 고르고 있다./연합
지난 2분기 가계의 여윳돈이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최대 폭으로 줄었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부담과 누적된 고물가에 소비 여력이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가계의 월평균 흑자액은 114만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8%(18만3000원) 줄었다. 이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흑자액은 소득에서 비(非)이자지출을 차감한 처분가능소득에 소비지출까지 뺀 금액으로, 가계가 번 돈에서 세금·연금 보험료·이자 등을 내고 식료품 등을 산 뒤에 남은 여윳돈을 말한다. 가계 흑자액은 작년 3분기부터 4개 분기째 감소하고 있다. 감소 폭은 작년 4분기 -2.3%에서 올해 1분기 -12.1% 등으로 점점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엔 이자 비용 급증이 꼽힌다. 전년 동기 대비 가계의 이자 지출 증가율은 지난해 2분기 7.1%에서 3분기 19.9%, 4분기 28.9% 등으로 올라섰다. 올해 1분기에는 42.8%로 1인 가구를 포함해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에는 42.4% 늘었다.

이자 비용 급증에 지난 2분기 소득에서 이자·세금 등을 뺀 처분가능소득도 월평균 383만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11만2000원) 줄었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역대 최대 폭의 감소율이다.

누적된 고물가도 소비 여력을 줄이는 주요 원인이다. 2분기 가계의 소비 지출은 월평균 269만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7만1000원) 늘었다. 그러나 물가를 고려한 실질 소비 지출은 0.5% 줄었다. 실제 소비는 줄었지만,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지출한 돈은 더 늘어난 셈이다. 살림의 원천이 되는 소득은 지난 2분기 월평균 479만3000원으로 0.8%(3만8000원) 감소했다.

카드결제액을 못 내 일부 이월하는 카드사의 리볼빙 서비스 잔액도 늘고 있다. 지난 4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국내 8개 전업카드사(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카드)의 리볼빙 잔액은 7조3782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1년전(6조8110억원)보다 8%(5672억원)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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