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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의 ‘독사발’ 바이든-트럼프 중 ‘차악’ 고민하는 중국 정부

두개의 ‘독사발’ 바이든-트럼프 중 ‘차악’ 고민하는 중국 정부

기사승인 2024. 01. 3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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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중국, 두 '독 사발' 바이든·트럼프 중 차악 판단 고민"
"중 정부, 바이든의 대중국 동맹 통합 우려"
"트럼프 당선시 코로나19 책임 중국에 돌리고, 무역전쟁 심화 가능성"
중 평론가들, 트럼프 선호
바이든 시진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23년 11월 15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린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의 저택 '파일롤리 에스테이트(Filoli Estate)'에서 취임 후 두번째 대면 정상회담을 한 후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로 압축되고 있는 미국 대선을 바라보는 중국 정부의 셈법은 복잡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수입품의 약 40%에 대해 최대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등 유례없이 강력한 대(對)중국 정책을 시행했고, 바이든 행정부는 이 정책을 유지하면서 중국을 배제한 '프렌드 쇼어링(동맹 공급망 연대)'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 AP "중국, 두 '독 사발' 바이든·트럼프 중 차악 누구인지 숙고 중"

이에 AP통신은 30일(현지시간) 중국이 불안 속에서 바이든과 트럼프라는 2개의 '독 사발(bowl of poison)'을 보고 누가 차악(lesser of evil)인지를 숙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민주당과 공화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할 가능성이 큰 선거운동 자체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데, 이는 선거운동이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근교에서 진행된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 등 최근 수개월 동안 미·중 관계의 깨지기 쉬운 개선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AP는 설명했다.

다음은 오는 11월 5일 대선 결과인데 어느 후보가 승리해도 중국엔 특별히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중국 정부는 보고 있다.

중국 상하이(上海)의 푸단(復旦)대 자오밍하오(趙明昊) 국제관계학 교수는 "미국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중국 입장에선 그들이 두 '독 사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정상회담
2019년 6월 29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시 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진행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AP·연합뉴스
◇ "중국 정부, 바이든의 대중국 동맹 통합 우려...'대만 분쟁시 미군 참전' 바이든 발언에 중국 긴장"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변화 등 중국과의 협력 분야를 모색하고 있지만, 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국들을 대중국 연합으로 통합하려는 그의 시도를 우려하고 있으며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과의 분쟁에서 미군이 대만을 방어하도록 할 것'이라고 반복적으로 말한 이후 그의 대만 접근방식에 대해서도 긴장하고 있다고 AP는 분석했다.

미·중의 많은 분석가는 중국 정부가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에 비해 안정적인 바이든이 '차악'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고 보면서도 중국 정부가 바이든의 대중국 파트너십 구축 성공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고 지적한다고 AP는 전했다.

◇ "중국, 트럼프 당선시 코로나19 책임 중국에 돌리고, 무역전쟁 심화 가능성"
중 평론가들 "'미 민주주의·글로벌 리더십 약화' 트럼프, 중국에 이익"

트럼프 전 대통령은 외교 정책에서 고립주의적 접근방식을 취하면서 대만을 방어하는 데 더 주저할 수 있지만, 그의 예측 불가능성과 중국에 대한 강한 수사를 고려할 때 그의 대통령 임기 막바지에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의 책임에 중국에 돌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무역전쟁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중국은 보고 있다.

중국 소셜미디어의 많은 평론가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는 그를 거래를 원하는 사업가일 뿐만 아니라 미국의 민주주의와 글로벌 리더십을 약화시키는 파괴적인 인물로 간주해 그의 재집권이 중국에 이익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AP는 설명했다.

트럼프는 중국에서 '촨푸(川普·트럼프)지엔궈(建國)'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그의 재임 시절 정책과 발언이 결국은 경제 개혁 등 중국 정부를 지원했다는 의미다.

트럼프가 최근 '대만이 반도체 제조 산업을 미국으로부터 빼앗았다'고 비난한 것은 사업가 출신인 그가 중국이 자국 영토로 간주하는 대만을 방어할 의향이 없을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AP는 분석했다.

◇ 미 싱크탱크 중국 국장 "트럼프, 동맹 협력·미국 리더십 훼손 등 중국의 이점보다 큰 심각한 피해 초래"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윤 선 중국 담당 국장은 중국 내 민족주의 정서가 정부 관리나 엘리트들과 상충할 수 있다며 "트럼프가 집권할 경우 미·중 관계가 끝없이 나빠질 수 있고(no floor),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포함해 큰 위험과 불확실성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선 국장은 "트럼프가 동맹과 파트너십을 훼손하고, 미국의 리더십에 대한 세계의 신뢰를 흔들 수 있는 잠재력과 관련된 약간의 이점이 될 수 있지만, 중국에 대한 이 이점은 그가 중국과의 관계에 미칠 훨씬 더 심각한 피해를 상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바이든 민주당 후보 간 2020년 대선 당시 미국 정보기관은 중국 정부가 트럼프를 예측 불가능하다고 보고, 그의 재선에 반대한다고 본다고 보고한 바 있다고 A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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