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안·홍다경·박정훈·유정길 등 현장의 소리 전해
혜눌스님, EM 통한 지구사랑 실천 활동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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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음선원 산하 대행선연구원은 안양본원에서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9일 제23회 계절발표회를 개최했다. '지구위기와 환경'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발표회에는 다른 때와 다르게 논문 발표가 아닌 환경운동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였다.
이날 발표는 △방송인이자 유럽연합 기후행동 친선대사 줄리안 퀸타르트의 '기후위기 극복의 열쇠 ' △환경인플루언서 홍다경씨의 '청년이 보는 지구위기와 샛별' △박정훈 KBS 교양다큐2국 책임프로듀서의 '자연 다큐멘터리 PD가 바라본 지구 생태계' △유정길 불교환경연대 대표는 '생태위기와 불교적 깨달음' 순으로 진행했다. 지원 소개 시간에는 '지구사랑 작은실천 환경교육사'로 활동하는 혜눌스님이 유용미생물인 EM(Effective Micro-organisms)을 활용한 얘기를 전했다.
줄리안 퀸타르트씨는 발표를 시작하면 지구 온도 2도의 변화가 갖는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빙하기 때와 산업혁명 당시의 온도 차이는 4~7도에 불과했다며 2024년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1.5도가 넘는 해였다는 점을 언급했다. 퀸타르트씨는 쓰레기를 만들지 않으려는 '제로웨이스트' 운동을 소개하며 "한국은 일주일마다 쓰레기를 배출하니까 얼마나 쓰레기를 많이 배출하는 지 사람들이 자각하지 못한다"며 "처음부터 쓰레기를 줄이려고 노력해야 세상이 바뀐다"고 강조했다.
박정훈 책임프로듀서는 인류가 배출하는 쓰레기가 미치는 영향을 다큐 제작 과정을 소개하며 경고했다. 그는 "처음 스리랑카에 갔을 때는 쓰레기를 먹는 코끼리를 볼 수 있을까 우려했지만, 막상 쓰레기차가 쓰레기를 버리자마자 코끼리 떼가 왔다"며 "코끼리에게 쓰레기는 일종의 정크 푸드였다. 한 번 쓰레기 음식에 중독된 코끼리는 계속 쓰레기를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행정 당국의 정책적 관심, 분리수거, 재활용 시설이 중요한 이유를 스리랑카의 사례에서 찾았다.
이어 발표에 나선 홍다경씨는 청년세대들이 겪는 '기후우울증'을 소개했다. '기후우울증'은 2017년 미국 심리학회에서 우울장애의 일종이며, WHO에서는 기후우울증의 심각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청소년 500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기후우울로 인해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걱정된다'는 청소년이 88%에 달했고, '기후위기 때문에 자녀를 갖는 것을 고민한다'는 응답도 58%에 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씨는 청년세대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을 강조했다. 그 예로 자신이 청년들과 함께한 선거쓰레기 방지 운동을 들었다. 2021년 6월 1일 지방선거 사용된 공보물 현수막은 12만8000장, 벽보·공보물은 약 85억장으로 엄청난 양이다. 충분히 이러한 쓰레기는 줄일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었다. 홍씨는 "청소년들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윗세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며 "환경 교육을 받은 청소년들이 손발이 되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설명했다.
유정길 대표는 불필요한 소유욕을 자극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특징을 지적하며 불교적 관점으로 바라볼 것을 당부했다. 유 대표는 "지나친 욕망을 추구할 때 발생하는 과보를 잊지 말아달라"며 "전체의 3%만 실천하면 공동체가 변화한다"고 했다.
혜눌스님은 EM을 통한 실천을 소개했다. 혜눌스님은 제주지원에 있을 때 음식물 쓰레기 해결을 위해 2003년 처음으로 EM을 사용했다. 이후 EM의 활용 가능성을 본 스님은 EM을 선원 전체에 알렸다. 이후 2004년 안양본원에서 EM을 활용했고 2005년 EM봉사팀 결성했다. 2006년에는 광명·울산·진주 등 지원에 EM쌀뜨물 발효기가 보급됐다. 2007년 태안 기름유출 사고 때는 EM자원봉사 팀으로 참여했다.
혜눌스님은 쌀뜨물의 환경적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하루에 약 1억8000만 리터의 쌀뜨물이 버려지고 있다"며 쌀뜨물 1리터 정화에 물 500리터가 필요하고, 생활하수 가운데 60%가 쌀뜨물이란 점을 지적했다.
대행선연구원장 혜선스님은 "지금 이 지구의 위기는 인간이 초래한 것이다. 양심과 도덕을 가진 우리가 스스로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지를 돌아봐야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이대로 살아도 되지만 우리 후손들은 아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들이 미세플라스틱과 환경재해에 노출돼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벌인 일"이라고 말했다.
재단 이사장 혜수스님도 "대행스님은 '일체를 내 생명과 같이 여기고, 내 몸과 같이 대해라'고 하셨다. 작은 행동들이 쌓여 태산이 되듯, 우리의 작은 실천도 언젠가는 지구를 회복시킬 수 있으리라 믿는다. 오늘 이 자리가 그런 걸음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주지 혜솔스님는 "한마음선원은 '녹색사찰'이지만 부끄럽게도 비닐 사용 문제는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했다. 이날 발표회를 통해 비닐 사용 제로화를 하는 단초가 됐으면 한다"며 발표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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