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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구조조정’ 들어간다...프리미엄·스탠다드·관리군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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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 기자

승인 : 2026. 03. 22. 10:30

시총 상위 대형주는 대표지수·ETF 편입 기대
부실 우려 기업은 별도 격리…코스닥 서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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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이미지는 AI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정부가 코스닥 시장에 사실상 등급제를 도입한다. 상위 기업은 '프리미엄', 일반 기업은 '스탠다드', 상장폐지 우려나 거래 위험이 있는 기업은 '관리군'으로 나눠 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코스닥 단일시장 체제 아래 섞여 있던 우량주와 한계기업을 분리해 시장 내 서열을 제도화할 때 중간 규모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은 더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8일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에서 코스닥 시장을 세그먼트로 나누고 승강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프리미엄 세그먼트에는 시가총액 상위 대형 성숙기업 약 80~170개를 두는 방안을 제시했다. 엄격한 진입·유지 요건과 함께 지배구조, 영문공시 의무를 적용해 최상위 대표기업 중심 지수와 연계 ETF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관리군은 상장폐지 우려 기업과 거래 위험기업을 격리해 별도로 관리한다.

지금까지 코스닥은 기술특례로 올라온 초기 기업과 시가총액 수조원대 대형주가 같은 시장 안에 섞여 있었다. 그 결과 우량 기업도 코스닥 전체에 붙는 할인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정부가 프리미엄 세그먼트에 별도 지수와 ETF까지 붙이겠다고 한 것은 상위 기업을 따로 묶어 기관과 장기 자금을 끌어들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 방안에는 올해부터 연기금 운용평가 기준수익률을 '코스피 100%'에서 '코스피 95%+코스닥 5%'로 바꾼 만큼 향후 코스닥 투자 확대 효과를 점검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상위 코스닥 기업을 따로 구분해 자금 유입 통로를 만들겠다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한국거래소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에는 에코프로, 알테오젠, 에코프로비엠, 리노공업 등이 올라와 있다. 금융위가 제시한 '시가총액 상위 대형 성숙기업 80~170개'라는 방향을 감안하면 이들 종목이 프리미엄 후보군으로 먼저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같은 코스닥 상장사라도 규모와 유동성, 공시역량, 지배구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스탠다드에 머물 수밖에 없다.

관리군 신설은 지난달 발표된 상장폐지 제도 개편과 궤를 같이한다. 금융위는 지난달 12일 코스닥 집중관리기간을 2027년 6월까지 운영하고, 시가총액 요건을 올해 7월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2027년 1월 300억원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7월 1일부터는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도 새로 도입한다.

한국거래소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이 개혁안을 반영할 경우 올해 코스닥 상장폐지 대상 기업 수는 기존 예상보다 100여개 늘어난 약 150개사 안팎으로 추산된다. 프리미엄·스탠다드 분리와 관리군 신설은 상위 기업에는 별도 수급 통로를 열어주고 하위 기업에는 퇴출 압박을 더하는 구조다.

현장에서는 이미 퇴출 압박이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과 18일 지더블유바이텍과 스튜디오산타클로스가 코스닥 상장폐지 현황에 이름을 올렸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스탠다드 구간의 낙인 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프리미엄이 사실상 코스닥의 새 간판이 되면 스탠다드는 자연스럽게 '2부 리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프리미엄에 대표지수와 ETF가 붙고, 지배구조·영문공시를 갖춘 기업군에 기관 자금이 먼저 몰리면 중간 규모 기업은 자금 조달과 거래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더 불리해질 수 있다.

정부도 이를 의식한 듯 코넥스 투자펀드 확대, 지정자문인 인센티브, 맞춤형 기술특례상장 확대를 함께 내놨지만 시장이 먼저 반응하는 곳은 결국 프리미엄 편입 가능성이 높은 상단 구간일 가능성이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코스닥은 하나의 시장 이름 아래 움직이더라도 실제로는 프리미엄, 스탠다드, 관리군으로 쪼개진 서로 다른 시장처럼 평가받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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