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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
노조의 파업은 당장 공장을 멈추고 수십조원의 생산 차질을 불러올 것이다. 업계는 파업 이후 설비 재정비와 수율 회복에 2~3주가 더 필요하고, 글로벌 공급 차질 규모는 D램 3~4%, 낸드 2~3% 수준에 각각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기업 손실은 하루 1조원, 장기화할 경우 반도체 영업이익이 최대 10조원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삼성전자의 역대급 호실적이 단지 노조원들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노조의 요구는 과도하다.
더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비용'이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는 최근 세미나에서 "삼성전자 노조 파업의 핵심 리스크는 단순 손실이 아니라 신뢰와 공급망 훼손"이라며 "고객 불안과 거래선 이탈, 공급망 재편 압력 등이 더 치명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들이 리스크 분산을 위해 TSMC 등 대체 공급선을 찾을 것인데, 공정 검증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감안하면 이탈한 고객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미 해외 기업들로부터 공급 차질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하니 심각한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과급을 둘러싼 총파업 예고도 국민적 우려를 더한다. 이 회사 노조는 법원의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일부 인용으로 노조원들의 쟁의 참여가 제한됐음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다음 달 1일부터 파업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쟁의 참여 제한 인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노조원으로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것이다.
이 파업도 국내 바이오 업계의 대외신인도 하락 우려를 불러온다. 바이오의약품 공정은 세포의 배양부터 정제, 충전 등 전 과정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파업으로 공정에 문제가 생긴다면 안전성을 담보하지 못하게 된다. 그동안 키워온 수천억 원어치의 세포주를 모두 폐기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법원도 이런 점을 고려해 일부 인용 판결을 내렸을 터인데, 파업을 강행한다면 막대한 국가적 손실이 초래될 수밖에 없다.
지금 글로벌 기업들은 자국 정부와 손발을 맞춰가며 경쟁력을 높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이런 무한 경쟁 와중에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이나 선택이 훗날 엄청나게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노조는 깨달아야 한다. 기업과 노조는 파업으로 대외신인도가 훼손돼서는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상생을 위한 대화에 신속히 나서기를 바란다. 정부도 국가적 위기라는 인식 아래 파업 예정 기업들이 상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중재에 최선을 다하고 필요한 정책 지원도 서둘러야 한다.










